물방울들이 서로 보듬다
- 은재 김소정
물방울들도 떨어지다 보면
상처가 생긴다
피가 흐르는 자리
욱신욱신 아프지만 끌어안고
떨어진다
영원한 하나의 바다로 가기 위해
영산홍과 철쭉이 붉게 익어갈 때
핏줄이 빨갛게 터지는 아픔을 견디며
꽃들은 얼굴을 내민다
봄비가 내리는 날
꽃들은 상처 난 물방울들을
끌어안는다
자동차에도
떨어진 물방울들이 무늬를 찍어대고
자동차 유리에 동글동글 상처가
생겼다
성격이 까다롭고 예민한 자동차는
쉬지 않고 윈도 브러시로 밀어낸다
길 가다 상처 난 물방울들이
서로 보듬는 것을 보았다
>> 김소정 시인은?
월간<문학세계>등단,당진문협회원,충남문협회원 등
시집:<유월의숲>, 수상:심훈당진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