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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대안
  • 입력 2023.08.18 18:52
  • 수정 2023.08.22 10:14
  • 호수 1468

순성브루어리와 함께 당진술 찾아 떠나는‘성지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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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쌀·매실 넣어 빚은 소주·맥주·막걸리
상록수·매화꽃비 등 특색 있는 당진술 제조
개그맨 유재석이 BTS에게 선물한‘아미주’눈길

<편집자주>

프랑스의 와인은 포도가 생산되는 지역마다,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마다 그 맛과 향이 다르고, 독일에서는 가게마다 브루어리마다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들어 팔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가까운 일본 역시 와인 만큼이나 다양한 사케(쌀로 맑게 빚은 일본주)를 자랑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맥주와 소주가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에서도 당진쌀과 당진매실을 재료로 한 ‘당진술’이 주목받고 있다. 순성브루어리와 함께 당진의 술을 찾아 ‘성지술례’를 떠나보자.  

 

한 TV프로그램에서 연예인 유재석이 BTS(방탄소년단) 지민에게 당진의 ‘아미주’를 선물했다. BTS의 팬클럽 이름이 ‘아미(ARMY)’이기 때문이다. 당진에서 가장 높은 산의 이름도 ‘아미’다. 당진의 아미주와 BTS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전통소주 ‘상록수’와 ‘당진소주’

술은 크게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뉜다. 발효주를 증류시켜 만든 게 증류주인데, 맥주를 증류한 술이 위스키, 포도주 등 과실주를 증류한 게 브랜디이다. 막걸리도 마찬가지로 막걸리를 증류하면 소주가 된다. 순성브루어리에서는 당진쌀로 만든 전통소주 ‘상록수’를 지난 2020년 출시했다. 

흔히 전통소주라고 불리는 증류주인 소주는 흔히 우리가 마시는 희석식 소주와는 다르다. 희석식 소주가 주정이라고 불리는 순도 90%의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넣어 만든 것이라면, 상록수는 2주에 걸쳐 당진쌀로 막걸리를 만든 뒤, 밑술 두 차례, 덧술 세 차례까지 다섯 번의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원료를 증류하면 약 39도에서 45도 사이의 원주가 나오는데, 이 원주가 바로 전통방식으로 만든 소주 ‘상록수’다. 

이를 1년 동안 숙성시키면서 물을 첨가해 25도까지 도수를 낮춘다. 원주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당진소주’다. 순성브루어리 백윤기 공동대표는 “시중의 소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당진소주가 낯설 수 있다”며 “하지만 인위적인 맛이 아닌 안정적이면서 깊은 맛이 기존 희석식 소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미주
아미주

당진매실을 더한 소주 ‘아미주’

지난해 8월 증류주인 아미주를 4년 숙성한 리미티드 에디션이 출시됐다. 숙성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존보다 더 부드럽고 깊어졌다. 

아미주는 당진매실이 첨가된 소주다. 오로지 당진에서 생산한 쌀로 막걸리를 만든 뒤 여기에 당진 할머니들이 딴 당진매실을 5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매실발효원액을 넣어 다시 발효시킨다. 예전에는 높은 온도에서 증류했지만, 요즘에는 부드러운 맛을 위해 저온감압방식을 활용한다. 진공 상태의 40~50℃ 환경에서 천천히 시간과 정성을 들여 숙성하면 아미주를 얻을 수 있다. 

매실발효원액이 들어가기에 쌀로만 빚은 술보다 조금은 더 화한 맛이 아미주의 특징이다. 아미주를 생산하는 백윤기 공동대표는 “증류를 하면 대부분의 향이 날아가지만, 이때 살짝 남은 향이 술맛을 좌우한다”며 “아미주에는 매실향이 남아 있어 술을 넘길 때 매실향이 스치면서 화한 맛을 남겨, 마치 박하사탕을 머금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향긋하고 매화향 담은 ‘매화꽃비’

순성브루어리는 최근 준프리미엄 막걸리인 ‘매화꽃비’를 출시했다. 순성왕매실협동조합에서 기존에 만들던 순성왕매실막걸리는 시중에 일반 막걸리와 큰 차이가 없어 차별화되지 못한 게 늘 아쉬웠다. 이에 조금 더 특색이 도드라지는 막걸리를 만들고자 오랜 연구 끝에 매실향이 보다 진하게 들어간, 매실이 주인공이 되는 막걸리인 매화꽃비가 탄생했다. 매실의 달콤하면서 시큼한 맛이 막걸리와 어우러지도록 황금비율을 찾기까지 2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아미주와 마찬가지로 매화꽃비에도 5년 이상 숙성시킨 매실발효원액이 6.15%나 들어간다. 보통 막걸리에 들어가는 과실 원액이 0.2%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것이다. 여기에 더 화사한 맛을 돋우기 위해 비밀 레시피가 추가됐다. 매화꽃비는 달달하고도 향긋함이 돋보이는 막걸리다. 기존 막걸리의 구수함보다 꽃향기를 실은 봄바람처럼 부드러움이 미각을 사로잡는다. 

 

사주사색(四酒四色) ‘당진맥주’

순성브루어리가 자리 잡은 것은 당진 최초 수제맥주인 ‘당진맥주’ 때문이다. 깊고 진하고 풍부한 향을 담되 각각의 매력이 다른 △백석 바이젠 △아미 페일에일 △솔뫼 IPA △검은들 스타우트로 사람들의 미각을 사로잡았다. 당진의 이름을 담은 당진맥주 역시 순성왕매실영농조합의 조합원이 만든 매실발효액이 첨가돼 있다. 각 종류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 취향껏 선택할 수 있다.

검은들 스타우트는 커피 향과 초콜렛 향이 어우러지는 흑맥주다. 여기에 비엔나와 바닐라를 첨가해 커피 맛도 은은하게 난다. 스타우트의 정통 레시피에는 견과류가 들어가지만, 당진맥주에는 당진의 특산물인 청삼이 들어가 쌉쌀하면서도 고소하다.

아미 페일에일은 가장 전통적인 수제 맥주 맛이다. 맥주 원료로 사용되는 홉의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아미 페일에일보다 홉이 들어가는 양이 많은 것이 솔뫼 IPA다. 네 가지 맥주 중에서 쓴 맛이 가장 강하고 중독성이 있어 매니아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마지막 백석 바이젠은 보리와 밀의 양이 각 50%씩 들어간 맥주다. 부드럽고 순한 맛이 나 수제맥주에 입문하는 이들에게 좋다. 

“당진맥주·당진소주·당진막걸리 등 지역 술이 당진보다 외부에서 더 인기가 좋아요. 지역주민들이 ‘우리 것’에 대해 더 많은 자부심을 갖고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술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잖아요.” (백윤기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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