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리 그녀
김순옥
하늬바람에 실려 다시 찾아온 애월리
한달음에 달려가 맞은 그녀의 몸에선
아직 씻기지 않은 짠 내가 파란보다 짙게 배어 있었다
애절이라 불러도 될 만큼 바람 무늬 새겨진 용암석처럼
더 검은 얼굴에 삶의 웅덩이보다 깊은 그녀
소주 한 잔에 온몸이 출렁인다
세월을 이겨 낸 손마디에 묶여 있는 굵은 해안선 한 줄
가락지가 된 채 빠지지 않아서 일까
맞바람에 옴짝달짝할 수 없는 이곳에서
이고 온 빈 물허벅에 바다를 퍼 담듯
빈 소주잔에 세파를 넘치든 따라
목젖 너머로 푸른 물너울 한 잔 흘려 보내면
한 폭의 바다가 그녀를 다독이듯
태확*처럼 소주잔에 두둥실 떠서 표류하고 있다ㅌ
>> 김순옥 시인은?
서울출생
전) 당진시대 홍보이사
호수시문학회 회원
당진문협 회원
신진문학상
시집 (무게를 베다)
* 태확 : 해녀들이 물 질할 때 그물을 매달아 놓은 둥근 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