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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취재 - 고향사랑기부제, 일본은 어떻게 성공했나?] ⑤ 일본 아사히카와 편 하(下)
“지자체 강점 부각시키는 사업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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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사히카와 고향납세제 201억 원 모여
기금은 동물원 시설 정비·육아 지원사업 등에 사용
디자인 활용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선정
“실질적인 수익성 낼 수 있는 아이템 발굴 필요”

 

<편집자주> 

2023년 1월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 외 자치단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금의 30% 내에서 지역특산품, 지역사랑상품권 등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이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원조인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0년 이상 앞서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고, 각종 시행착오를 거쳐 2020년 고향납세 기부액이 7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제도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7회에 걸쳐 국내 지자체들의 고향사랑기부제 추진현황과 일본 고향납세 제도를 취재, 보도함으로써 고향사랑기부제의 발전방향을 모색해본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을 받아 국내 7개 지역신문(청양신문·당진시대·뉴스사천·고성신문·광양신문·무주신문·주간함양)이 연합취재·보도합니다.

<글 싣는 순서>

① 청양군

② 당진시

③ 사천시

④ 일본 아사히카와 상(上)

⑤ 일본 아사히카와 하(下)

⑥ 일본 몬베츠 상(上)

⑦ 일본 몬베츠 하(下)

국내 7개 지역신문사가 일본 아사히카와 시청을 방문해,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사히카와 고향납세제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내 7개 지역신문사가 일본 아사히카와 시청을 방문해,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사히카와 고향납세제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사히카와 고향납세제 201억 원, 어떻게 활용되나?

홋카이도 중심부의 분지로 되어 있는 지대에 위치한 아사히카와 시는 삿포로에 이어 홋카이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아사히카와는 자생지의 환경을 최대한 살린 동물복지 동물원으로 유명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있는 지역이자 일본 5대 가구 생산지이다.

아사히카와 시 인구는 2023년 7월 1일 기준 총 32만1975명이며 19세 이하가 4만5000여 명, 20세부터 59세까지 14만2000여 명, 60세 이상이 13만4000여 명 정도다.

아사히카와 시 2023년도 예산은 1조5607억 원이다. 2021년에는 총 12만9946건, 약 176억 원의 기부를 받았다. 2022년에는 201억 원을 받아 고향납세제는 증가 추세에 있다. 크라우드펀딩 실적은 2023년도 약 9029만 원, 2022년도는 약 1억7203만 원을 기록했다.

2021년 고향납세 기금 사용처를 살펴보면 아사히야마 동물원 충당금으로 약 56억 원, 어린이 기금 9000만 원, 사회복지사업기금 2억 원, 동물보호센터 5500만 원, 디자인진흥기금 1억 원, 도시녹화기금 1억 원을 사용했다.

아사히카와 시의 인기있는 답례품은 징기스칸(양고기), 옥수수, 멜론, 쌀, 가구 등이 있다. 

아사히카와 시는 고향납세제도를 활용하면서 시와 지역 특산품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는 한편 마을 만들기의 원동력이 되는 자원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의 노력으로 기부 실적이 매년 향상되고 있으며 시 소유 시설의 정비 등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답례품을 취급하는 사업자에게도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고 평했다.

아사히카와 시 세제과 사토 유시 과장 보좌는 “사업 담당 부서의 요청에 따라 사업을 선정하고 있다”며 “기부금은 가장 많은 기부금이 모이고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 시설정비 사업이나 지난해부터 새롭게 추가된 제설 대책 관련 사업 등 아사히카와만의 특색있는 곳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일본 아사히카와 내에 위치한 아사히야먀 동물원 입구. 폐장 위기에 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의 본능과 습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행동 전시’를 통해 다시 살아났다. 동물의 습성에 맞춰서 공간도 디자인해 이제는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다.
일본 아사히카와 내에 위치한 아사히야먀 동물원 입구. 폐장 위기에 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의 본능과 습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행동 전시’를 통해 다시 살아났다. 동물의 습성에 맞춰서 공간도 디자인해 이제는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다.

기적의 동물원 아사히야마 동물원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마케팅 관련 서적 부분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던 <펭귄을 날게 하라-창조의 동물원, 아사히야마>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동물원이다. 

일본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1967년 동물 아사히카와 시립 동물원으로 개장했다. 아사히카와의 인구 증가에 따라 방문자 수가 증가해 1983년 정점을 달성하고 시설 노후 및 인기 동물의 죽음 등의 이유로 점차 방문자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1997년 이후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실시된 ‘행동 전시’를 시작한 후 방문자 수가 급증했다. 1996년 26만 명에 불과했던 연간 방문자 수가 2006년에는 200만 명이 넘는 일본 최고 인기 동물원으로 변모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누마타 사토시 주임은 “다른 동물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이다. 하지만 모든 동물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매력이 있다. 그 특징적인 능력과 행동 감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전시 방법이 ‘행동전시’라고 불리게 됐다”고 전했다.

아사히카와 시가 고향사랑 기부금을 사용하는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이 동물원 관련 사업이다. 동물원 기부는 ‘일반기부’ 또는 ‘아사히카와시 아사히야마 동물원 시설정비기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기부금은 동물원 수리 및 동물 먹이 비용 등에 충당하고, 아사히야마 동물원 시설 정비기금은 동물 전시 시 시설 정비나 동물 구입 등에 사용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시설정비기금에 대한 기부금은 기금으로 적립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동물 전시시설 정비는 지난해 증축해 개원한 에조히구마관(불곰관)이다. 건설비용 약 9억 엔 중 70%를 기금 출연금에서 충당했다.

다양한 육아지원사업을 통한 복지 

기부금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 응원사업, 고등학교 진흥사업, 청소년 건전 육성사업, 아사히카와와 꿈 응원 프로젝트사업, 재해 유자녀 수당 지급사업, 어린이 실내 놀이터 관리 사업, 방과 후 아동 거점공간 사업, 나의 미래 프로젝트 사업, 신생아 가정 선물 사업, 지역 육아 활동 지원사업, 육아 정보 사이트 운영 등 다양한 육아 지원 사업도 운영되고 있다.

NPO단체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은 지역 육아 활동 지원 사업, 산전 산후 도우미 사업 등이다. 

지역 육아 활동 지원 사업은 선정 기준으로 육아나 지역 정보 수집, 서클이나 살롱 지원에 필요한 자원봉사자 등 인력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2029년 계약에 있어 수의계약 참여 확인 공모를 실시한 결과 모두 법인으로 선정됐으며 다른 사업에서도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선정 가능성이 높다. 

아사히카와 시 육아지원과 타케우치 타카노부 차장은 “산전 산후 도우미 사업은 공모에 의한 지정 재가서비스 사업자 중 지정 방문요양사업자 또는 이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여야 한다. 산전 산후 도우미로 파견 가능한 종사자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등을 충족하는 모든 사업자와 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사히카와 가구의 전시·판매시설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내부 모습. 아사히카와 시는 일본 5대 가구 생산지다. 디자인센터에서는 원목 가구뿐와 목공예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아사히카와 가구의 전시·판매시설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내부 모습. 아사히카와 시는 일본 5대 가구 생산지다. 디자인센터에서는 원목 가구뿐와 목공예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디자인을 활용한 마을 만들기

아사히카와 시의 도시 조성 목표는 가구, 제조업 등의 디자인을 비롯해 지역 활동 속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지역주민과 관계 기관이 협력해 노력함으로써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사히카와 시는 1976년 ‘아사히카와 디자인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해외 선진 디자인의 힘을 지역에 도입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1990년부터는 3년에 한 번씩 ‘국제가구디자인페어(IFDA)’를 개최해 공모전 작품을 상품화하는 등 아사히카와 가구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는 지역 내 디자인 확산을 위해 ‘아사히카와 디자인 워크’를 개최해 거리 풍경과 주변 자연환경에도 디자인을 많이 도입해 도시의 디자인 역량을 키워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에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로부터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디자인 분야에서 가맹인증을 받았다.

고향납세를 통해 진행되는 사업은 디자인 보급 및 계몽, 디자인 교육과 인재 육성, 디자인 관련 전시회 및 교류사업, 기타 디자인 관련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아사히카와 시 산업진흥과 스미요시 토시히코 과장은 “아사히카와 시의 제조업 기업 중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상품 개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으로 디자인 경영을 실천하여 혁신 창출, 브랜드 파워와 고객 충성도 향상에 성공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아사히카와 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제조업 기업의 디자인 경영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 경영 도입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 대해 상품 개발,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여 향후 기업의 디자인 경영을 견인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산·학·관·금이 연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 ‘선택과 집중’ 필요

고성군 경우 올해 8월 16일 기준 기부자는 1184명으로 금액은 1억6500여 만 원이 기부됐다. 목표 기금 1억 5000만 원을 넘어섰고 이 같은 추세라면 2억 8000만 원 정도 모금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올해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돼 각 지자체는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고향사랑기금 운용심의위원회가 출범하고 2023년도 고향사랑기금 운용 계획안, 2024년도 고향사랑기금 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발굴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아사히카와 시는 200억 원이 넘는 기부액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금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아사히카와 시의 중요한 관광산업인 아사히야마 동물원과 주요 제조업인 디자인 가구산업 등에 집중 투입돼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의 지자체들도 자신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발굴사업을 찾아내고 실질적인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아이템 발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취재단 - 고성신문 박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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