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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2 17:24
  • 수정 2023.09.06 18:12
  • 호수 1470

[화제의 인물]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 성우 최수민 씨 (대덕동 거주)
“영심이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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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완 음향감독의 고향…5년 전 남편 고향으로 내려와
“친절하고 따뜻한 이웃들 감사…지역에서 사는 것 행복”
54년째 성우로 활동 중…최근에는 배우로 드라마 출연

성우 최수민 씨
성우 최수민 씨

 

1977년생, 그 시절 중학생 ‘영심이’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나이 든 영심이의 모습은 아마도 성우 최수민 씨의 모습이지는 않을까? 여전히 낭랑한 그 목소리로 말이다.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로 유명한 성우 최수민 씨가 당진에 산다. 5년 전 남편 차재완 씨와 함께 남편의 고향인 대덕동으로 내려와 지내고 있다. 서울로 유학가 KBS 방송국에서 음향감독으로 일했던 차재완 씨는 고향을 떠난 지 52년 만에 아내와 함께 귀향했다. 대덕동은 연안차씨 집성촌으로, 차재완 씨가 태어난 곳 뒤에 집을 새로 지어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어린 시절 생각나는 시골살이

아내 최수민 씨의 고향은 서울 뚝섬이다. 삶터를 서울에서 당진으로 옮기면 익숙지 않은 시골살이가 불편하다고 여길만 하지만, 그는 당진에서의 생활이 그저 좋단다. 

“태어난 곳이 서울이긴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집에서 가지도 길러 먹고, 오이도 심어 먹고, 토끼도 길렀던 기억이 남아 있어 시골살이가 낯설지 않아요. 살다 보니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리웠어요. 그래서 당진에서 사는 게 정말 좋습니다. 친구들이 ‘시골에 가서 어떻게 사느냐’고 하는데, 저는 ‘나도 원래 시골사람이라고 시골이 너무 좋아!’라고 말해요.” 

최근 최수민 씨는 당진3동 홍보영상에 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1호 앵커’로 참여했다. 지역에서 신앙생활도 하고, 이웃들과 어우렁더우렁 어울리면서 어느새 그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최수민 씨는 “주민들이 정말 친절하고 좋다”며 “사람들이 시골에서 사는 게 어렵다고들 하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저희를 아끼고 사랑해주셔서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 성우의 길을 걷다 

성우로 산 지 54년. 그의 청춘은 물론 인생 그 자체다. 성우계의 원로가 되었지만 최수민 씨는 여전히 현직에 있다. 아직도 세상은 그의 목소리와 연기를 필요로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라디오를 좋아했고 어린이 TV프로그램에 나오는 게 꿈이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교과서에 있는 극 대본을 읽고 주인공으로 뽑혀 방송국에 가서 녹음도 하고, 실제 방송으로도 나가게 됐다. 

이를 계기로 성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늘 기도했다. 막내로 태어나 일찍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돈을 벌어가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던 최수민 씨는 야간대학을 갔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성우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3년간의 준비 끝에 1969년 TBC동양방송 5기(KBS 11기) 성우로 데뷔했다. 

이후 <까치의 날개>에서 까치의 여자친구인 엄지,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의 라이벌 나애리, <영심이> 주인공 영심이, <요리왕비룡>의 주인공 비룡 등 셀 수 없이 많은 애니메이션에 출연해 수많은 역할을 맡았다. 

심지어 <개구쟁이 스머프>에서는 사세트, 이즈라엘, 게으름이, 화가 등 하나의 작품에서 1인 6가지 역을 맡기도 했다. 그야말로 나이불문, 성별불문, 그의 자그마한 체구에서 다양한 빛깔의 목소리와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최근에는 드라마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에게 가장 애정 어린 캐릭터는 TBC에서 방송한 라디오 홈드라마 <아차부인 재치부인>의 재치부인이다. 당시 모든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의 청취율 30%까지 올랐을 정도로 인기 있는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주인공 재치부인 역을 맡게 됐는데, 아들(차태현)을 낳고 28일 만에 일을 시작했단다. 그렇게 TBC가 KBS와 통합되면서 종영될 때까지 10년 동안 재치부인으로 살았다고. 물론 어떤 역할을 맡든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 하나하나 모두 사랑해마지 않았다.

“성우라는 직업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고, 내가 선택한 길이었기에 이 일이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어요. 같은 일을 오래하다 보면 슬럼프가 오기도 하지만, 저는 매번 다른 역할을 맡아 다른 목소리로 다른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슬럼프를 쉽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주어지는 일상에 날마다 감사”

세월이 흘러 어느덧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중학생 영심이 목소리 그대로다. 그의 마음도 마찬가지. 수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면서 그는 늘 동심으로 살았다. 앞으로도 그 마음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최수민 씨는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날마다 주어지는 여건 속에 감사함을 찾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며 “교회에 가고 집 근처 카페에도 가면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당진에서의 일상이 그저 행복하다”고 말했다. 

>> 성우 최수민 씨는?

- 1945년 서울 출생

- 배우자 차재완, 아들 차태현

- 1969년 TBC 11기 공채 성우

- 개구쟁이 스머프(사세트, 이즈라엘, 게으름이, 화가 역), 고스트 바둑왕(신재하 역), 까치의 날개(엄지 역), 달려라 하니(나애리 역), 영심이(영심이 역), 요리왕 비룡(비룡 역),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옐로우 후뢰시맨 역), 등 다수 출연

- 2021년 제1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 유튜브 당진방송을 통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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