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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5 17:34
  • 호수 1470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와 내봄눈이 함께한 하루
“봄날 같은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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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와 한복, 턱시도 입고 인생 사진 남겨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빗사랑 봉사단 참여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하얀 드레스를 입은 청각장애인 이동자 씨. 결혼할 때도 입어보지 못한 드레스를 입고 연신 포즈를 취했다. 들리지 않아도 사진작가의 눈빛과 손짓에 맞춰 이리저리 움직이고 활짝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의 한 여름날이지만 청각장애인 15명이 여름 대신 봄날을 만났다.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이하 내봄눈)를 만나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컷을 남겼다.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내봄눈과 함께한 내 생의 봄날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지회장 표민애, 이하 당진농아인협회)가 2023년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웰다잉(Well-dying)으로 웰빙(Well-being)하는 삶’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오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맞이하는 것이 아닌, 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 행복한 삶을 지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마련됐다. 강사는 유정순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장이 맡았다.

5회기에 걸친 이번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진행됐다. 도예 공방을 찾아 도자기와 그릇을 직접 농아인들이 만들기도 하고, 죽음과 삶을 깊게 성찰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유정순 강사의 요청에, 무더운 여름에 촬영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봄눈이 흔쾌히 응답했다. 

한편 서산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대표 김은혜)는 지난해 5월부터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인생 사진’을 남기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의 일처럼 재능기부 하는 봉사자들이 모여 활동을 활발히 해오고 있으며 올해 8월 창립 총회를 거치고 사단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내봄눈은 서산 외에도 태안과 당진, 천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재능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KBS 아침마당, MBC 캠페인, 충남도청 방송에 출연하는 등 여러 곳에서 취약계층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봉사에 함께 해서 즐거워요”

프로그램이 진행된 지난달 26일 아침, 사진을 촬영하기 전 헤어와 메이크업 분장이 이뤄졌다. 봉사는 당진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이권일)를 통해 빗사랑봉사단(회장 손유희)의 8명이 단원이 손을 보탰다. 봉사자들은 청각장애인 15명의 머리를 곱게 빗고, 메이크업을 도왔다. 봉사자들의 손이 더해지면서 새로워지는 이들의 모습에 봉사자들도, 프로그램 참여자들도 모두가 설레했다.

의상까지 착용한 후 당진시의회 앞 공원으로 청각장애인들이 향했다. 그리고 사진작가 3명이 농아인 회원을 5인 1조로 나눠 촬영을 진행했다. 이날 첫 봉사에 나온 이천석 회원은 드론까지 하늘에 띄우며 촬영을 도왔다. 이천석 내봄눈 회원은 “그동안 김은혜 대표를 비롯해 내봄눈 회원들의 활동을 보면서 팬의 마음으로 응원해 왔다”며 “1년 동안 지켜만 보다가 계기가 되어 직접 내봄눈 봉사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에 함께 해서 좋고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촬영 컨셉을 기획한 내봄눈 소속 김혜륜 코디네이터는 아들 박준현(서산중1)과 함께했다. 엄마와 함께 봉사에 나온 준현 학생은 “촬영을 하시면서 농아인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도움이 된 것 같아 봉사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평소에 장애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비장애인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봄눈 김은혜 대표는 “날이 더웠는데도 회원들이 많이 참여해줘서 수월하게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농아인이라 소통이 안 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서툰 점이 있어도 내봄눈이 준비한 것을 좋아해주시고 행복하게 느껴주셔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지부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일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내생에봄날 눈이부시게 팀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내봄눈 제공)

 

“잊지 못할 추억 만들어”

이날 한 송이의 꽃이 된 농아인들이 그 누구보다 멋지고, 예쁘게 피었다. 드레스와 한복, 정장을 입고 포즈를 뽐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원피스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는 최혜준 씨는 “사진 많이 찍어서 너무 행복하고, 원피스도 예쁘고, 추억도 남길 수 있어서 좋다”며 “이날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민애 센터장은 “회원들이 예쁘고 멋있는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이 없는데, 강사님을 통해서 내봄눈을 만나 사진을 찍을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에게 평생 없는 기회를 만들어 준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이번에 당진농아인협회와 프로그램을 함께 한 유정순 강사는 “농아인들이 한복을 입고 춤을 추고, 드레스를 입고 뛰는 모습에 보면서 오히려 내가 다 기뻤다”며 “이들이 정말 봄날을 만나 즐거운 인생 소풍의 한 컷을 남긴 것 같아 행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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