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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5 21:06
  • 수정 2023.09.18 12:59
  • 호수 1472

[세상 사는 이야기] 카페 포레스트 이태헌 대표 (대덕동·29)
“여러 아르바이트 경험이 사업에 밑바탕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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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아르바이트 하며 자립심·독립심 길러
7년 간 사업하다 코로나19로 슬럼프 겪기도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운영하고 싶다”

 

당진천 벚꽃길을 따라 걷다가 대덕교회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면 멋진 카페가 나온다. 언덕 아래로는 푸른 논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는 새로 지어진 아파트와 당진시청 일대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 좋은 이곳은 20대 젊은 청년이 운영하는 ‘카페 포레스트’다. 실내 뿐만 아니라 바깥 공간도 탁 트인데다 넓어서 사람들과 마음 터놓고 대화 나누기 좋은 장소다. 

카페 포레스트에는 향기로운 커피 메뉴와 다양한 음료, 그리고 빵·쿠키 등 베이커리 메뉴가 마련돼 있다. 지난해 2월 이곳을 문 열기까지 이태헌(대덕동·29) 대표는 비교적 어린 나이이지만 수많은 경험을 쌓았다. 

알바부터 시작해 사업 운영까지

이태헌 대표의 어릴적 모습
이태헌 대표의 어릴적 모습

이태헌 대표는 신평면 초대리 출신으로, 서정초·신평중·신평고를 졸업했다. 그의 부모님은 이 대표가 어렸을 때부터 일찌감치 경제관념과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스스로 용돈을 벌어서 쓰도록 기회를 줬다. 학생이었던 이 대표가 학업과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이외에는 대부분의 용돈은 직접 벌어서 계획적으로 쓰도록 한 것이다. 

때문에 이태헌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각종 아르바이트 하며 용돈을 벌었다. 식당에서 설거지도 했고, 횟집이나 치킨집, 휴게소 등에서 일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양한 일을 험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이 대표는 대학 진학에 큰 뜻은 없었지만 집안 어른들의 권유로 신성대학교 전기과에 진학했다. 1학기를 다니는 내내 전공과목에 흥미를 붙이지 못했던 그는 막연히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휴학을 하고 경기도 용인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군 전역 후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도와줄 수는 있지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 있다“면서 사업 자금을 전부 지원해주지 않았다. 대부분 대출로 사업 자금을 충당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슬럼프 겪었지만…

그는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지만, 사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경험과 정보가 없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막상 사업에 뛰어들고 나니 어려운 것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이전처럼 단순히 자신에게 부여된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직원 관리, 매장 관리, 재고 관리, 세무·회계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신경 써야 했다. 

이렇게 직접 부딪혀가며 경험을 쌓다 보니 힘은 들었지만 사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나의 사업이 잘 되면 다른 분야, 다른 업종에 도전하면서 7년 동안 자신의 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생각지 못한 코로나19로 위기가 닥쳤다. 당시 편의점과 횟집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는데,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두 가게 모두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아버지가 카페 운영을 제안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카페를 운영하기 전,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처음 시도했던 커피맛은 형편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끊임없이 시도하고 배우면서 실력을 쌓아갔다. 그리고 제과·제빵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단계에 올랐을 때, 카페 포레스트를 문 열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심지어 지역에 수많은 카페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카페를 오픈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는 자신을 믿고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대덕동에서 카페 포레스트를 운영한 지 어느덧 1년 8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스스로 부딪히며 터득한 인생 철학 

이태헌 대표의 어릴적 모습
이태헌 대표의 어릴적 모습

한때는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부모님이 도와주고 지원해주지 않는 게 서운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부터 자립심과 경제관념을 가르친 부모님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도와주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태헌 대표의 부모님은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다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몸소 가르쳤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의 아르바이트 경험 또한 그에게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어린 직원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던 사업체 대표들을 보면서 친철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대표가 직원들에게 친절해야 직원도 손님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대표는 손님들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하고자 늘 노력한다. 수직적이기보다 평등한 관계로, 함께 일하는 동반자로 여기다 보니 신메뉴를 개발할 때에도 항상 직원들과 의논하고 사소한 것도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저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을 인생모토로 삼고 있다”며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항상 친절하게 말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편안한 공간 되길”

한편 카페 포레스트는 연중무휴로 운영을 하고 있다. 가게는 늘 열려 있어야 하고, 운영자가 가게에 상주해야 손님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래서 이태헌 대표는 눈이 와도 비가 와도 항상 카페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힘들 법도 하지만 손님들의 칭찬을 들을 때 뿌듯함을 느끼며 카페 운영을 하고 있는 지금이 마냥 행복하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농사일을 하다가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웃음을 잃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야 나의 주변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겐 이 사회가 치열하고 힘들게 느껴질 테지만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 열심히 사는 청년도 있구나’ 하며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고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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