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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09.15 21:07
  • 호수 1472

[의정칼럼] 김덕주 당진시의장
성숙한 시민의식이 축제의 격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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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우호친선교류 협정을 통해 맺어진 다이센시와의 인연이 16년이 됐다. 그간 코로나 등으로 인해 잠시 교류가 중단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청소년, 체육, 행정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활동을 펼치며 두 도시는 신뢰와 우정을 쌓아 왔다.

코로나 종식으로 교류가 재개되며, 지난 4월 개최된 기지시줄다리기축제에 다이센시 부시장 방문단이 참가하였고 이번에는 다이센시의 초청에 8.25.(금)~8.28.(월) 4일간의 일정으로 시(市) 관계자들과 함께 답방하게 됐다. 

‘불꽃의 고장’이라 불리는 다이센시는 그 명성에 걸맞게 매달 크고 작은 불꽃놀이 행사가 벌어진다. 그 중 우리시 방문단은 일본 3대 불꽃축제로 손꼽히는 ‘오마가리 전국 불꽃경연대회’를 관람할 수 있었다. ‘오마가리 전국 불꽃경연대회’는 1910년 시작되어 113년간 이어져 온 역사성 만큼이나 행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몇가지 특징이 있었다.

경연대회에는 총 28개의 불꽃사가 경쟁에 참여한다. 하지만 참가하는 불꽃사에게 시(市)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은 전혀 없다고 한다. 불꽃을 쏘아 올리기 위한 행사 비용은 기업에서 부담하고 대신 자치단체는 교통과 주차, 쓰레기 처리 등 각종 불편과 민원 해결에 행정적 인력을 총 지원하며 관광객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불꽃사 또한 이 축제를 통해 거두는 홍보효과가 엄청나서 기업과 지자체가 서로 상생하며 오랜 기간 대회를 이어 올 수 있었다.

모노가와 강변을 따라 설치되는 축제장은 그 길이만 약 1.5km에 달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이 축제장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으로 매워지게 되는데 다이센시는 이곳의 구역을 나누어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 좌석별로 7000엔에서 5만엔까지 차등요금제가 적용되며 이곳에서 발생된 입장수익은 모두 대회 운영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다이센시는 쓰레기를 모두 행사장에 버리고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본인이 발생시킨 쓰레기는 본인이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규범이지만 다이센시는 그 반대로 쓰레기를 행사장에 두고 가도록 하고 있다. 행사가 끝난 후 쓰레기를 가져가다 도심이나 길가에 버려 발생될 민원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역발상에서 시작된 시스템이다. 

그 외 많은 특징 중 가장 빛났던 것은 시민들의 질서 의식이었다. ‘오마가리 전국 불꽃경연대회’가 열리는 하루 동안에만 7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이는 다이센시 인구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이다. 행사의 규모도 놀라운 일이지만 내가 더 감탄하였던 것은 안전사고 하나 없이 질서 있게 축제를 즐기는 관람객들이었다. 

‘오마가리 전국 불꽃경연대회’는 큰 규모의 행사인 만큼 행사 기간 주차장 관리와 축제장 관리, 교통 통제 등을 담당하는 데에만 1000여명에 가까운 전 직원이 동원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따라주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없다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안전사고이다. 

행사 당일 다이센시의 오마가리 시내는 교통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그렇기에 관광객들은 짧게는 3~40분, 길게는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을 걸어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도로를 가득 매운 관람객들은 느리지만 질서 있게 행동했고, 어디에서도 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초청객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었다. 의전이라 하여 축제장 앞까지 차량을 대며 혼잡을 가중하는 우리나라식의 황제의전은 없었다. 특히, 시청에서부터 축제장까지는 모든 차량의 통행이 예외 없이 금지되기에 다이센시 시장 또한 초청 방문단, 관람객과 함께 걸어서 행사장으로 이동했고 이 모습이 시민의식의 근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축제가 끝나고 나면 항상 거론되는 것이 시민의식, 시민들의 질서의식이다. 그렇기에 축제를 시민의식의 성숙도를 측정하는 척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은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하고 돌아보게 된다.

무조건 일본의 시민의식과 행사진행 방식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공자의 말씀 중에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그 중에 선한 자를 가려서 따르고, 그 선하지 못한 자를 가려서 자신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취사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질서 속에서도 상호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다이센시와 당진시는 관계를 지속해 왔고 이는 매우 특별한 인연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양 도시가 인적·물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역발전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교육과 문화, 체육은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상생 발전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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