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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3.10.06 20:56
  • 수정 2023.10.12 22:15
  • 호수 1474

[우리마을 이야기 7] 순성면 옥호2리
쌍소나무와 부엉이 닮은 부엉산이 자리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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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가구 약 110명으로 순성면 중 가장 적은 마을
산세 따라 부엉배·매골 등 마을 이름 지어져
농촌 고령화로 농작물 변경…샤인머스켓 등 재배

 

<편집자주> 당진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마을의 모습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 상황에 놓인 마을 등 기록해두지 않으면 금세 잊힐지도 모르는 마을들이 존재한다. 지역주민들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마을의 이야기를 신문 지면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기록한다. 

※ 이 기사는 2023년도 충청남도 지역미디어지원사업으로 취재·보도합니다. 기사 내용은 유튜브 채널 ‘당진방송’을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순성면 옥호2리는 옛 면천군 덕두면 대광천리(大光川 里) 지역으로 산수골 남쪽에 있는 마을이며, 마을 앞에는 남원천이 흐른다.

김낙출 순성면 옥호2리 이장은 “현재 옥호2리에는 54가구 약 110명이 사는데 순성면에서 가장 인구가 적다”며 “그러나 물이 좋아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고, 부엉배산(부엉매산)이 우리 마을을 감싸고 있는 아늑하고 조용한 동네로, 소박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말했다.

순성면지에 따르면 과거 옥호2리는 ‘너번이’, ‘대광천리’, ‘대광리’라고도 불렸다. 김종근 노인회장은 “옛날에는 옥호2리라고 안 부르고, 큰 대(大), 넓을 광(光)을 써서 ‘대광부락’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86세 나이로 남성 마을주민 중 최고령자인 이근성 씨는 “아옹이, 절골, 너번이, 가재골, 부엉배, 두루봉, 황골, 조개밭골, 터골, 가다리, 매골 등 자연부락 10여 개가 모여 옥호2리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마을주민들은 벼농사를 많이 짓고 있으며 딸기 농사를 하는 주민도 있다. 과거 꽈리고추 농가도 있었는데 농촌 고령화로 현재는 3년 전부터 샤인머스켓을 재배한단다.

샤인머스켓 농사를 짓는 이명훈 전 이장은 “약 40년 전에는 꽈리고추를 심었는데 주민들이 고령의 나이가 되고 일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그후 사과농사로 바꿨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고, 고소득 작물로 떠오른 샤인머스켓을 농사짓게 됐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켓 농사를 짓는 주민 이창휘 씨는 “이곳에서 태어나서 객지에서 생활하다 5년 전 귀농 겸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샤인머스켓 농사를 2년째 짓고 있는다”고 덧붙였다.

“부엉산 등산로 개발 염원”

마을 중앙에는 ‘부엉매’ 산이 자리한다. 이 산은 부엉이 모양처럼 생겼다 하여, 또는 산에 부엉이 모양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부엉산’이라고 불린단다. 

부엉산 밑 마을은 ‘부엉배’라고도 한다고. 김종근 노인회장은 “부엉배나 조개밭골 등 고을 이름은 산세를 보고 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전 노인회장은 “부엉산이 우리 집안 종산”이라며 “부엉산(부엉매산)에서 부엉이가 날아서 매골에 앉았다고 하여 우리 집안 산소를 써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엉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서 주민들이 이 산에 많이 오른다”며 “산을 한 바퀴 돌면 한 시간 정도, 매골에서부터 가면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덧붙였다. 

김낙출 이장은 “매골에서부터 등산로를 만들어 부엉산 정상을 지나 끝에는 아옹이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이 코스로 가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며 “등산로 개발은 마을 숙원사업으로, 부엉산의 산세가 완만해 어르신들도 등산하기 좋기 때문에 꼭 등산로가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을회관 초입에는 2002년에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가 있다. 두 그루가 함께 있어서 주민들은 ‘쌍소나무’라고도 부른다.

이명훈 전 이장은 “내가 이장이었을 때 김낙성 군수에게 건의해 보호수로 지정받았다”며 “당시 조사 결과 수령은 약 200년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군이 당진시로 승격되면서 시 보호수가 됐으니 우리 마을로서는 자랑스러운 나무”라며 “앞으로도 시에서 잘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낙출 이장은 “나무를 지지하고 있는 버팀목 몇 개가 부실해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병장수 기원하며 청려장 만들어

최근 마을에서는 주민자치 사업 일환으로 마을회관에서 청려장을 만들었다. 청려장은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로, 예로부터 환갑 등 특별한 날에 노인들에게 선물해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김영자 부녀회장은 “여성 주민은 사포질을, 남성 주민은 옻칠, 니스칠을 맡아 (옻칠을 여러번 반복하면서) 지팡이를 만들었다”며 “처음 청려장을 만들어봤는데 신기하고 뿌듯하고, 만든 지팡이가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영자 부녀회장은 “앞으로도 마을주민들이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명훈 전 이장은 “옥호2리로 분구되면서 초기에는 마을회관도 없었다가 후에 현재 자리로 마을회관을 이전 준공했다”며 “이곳은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어르신들의 쉼터”라고 말했다. 이어 이근성 씨는 “마을회관을 2층으로 증축해 헬스장과 목욕탕을 조성했는데, 개관 당시 이렇게 시설을 갖춘 마을회관이 전국에서 옥호2리밖에 없다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배영제 새마을지도자는 “주민들이 단결과 화합이 잘 돼서 좋다”면서 “옥호2리에 산다는 게 자랑스럽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자랑하고 싶은 동네”라고 말했다. 김낙출 이장은 “우리 동네는 청정지역이고 살기좋은 동네로, 사람 인심도 좋다”면서 “당진에서 살아야 한다면 이곳에서 터전을 만들어 옥호2리 주민으로 같이 살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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