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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3.10.13 20:45
  • 수정 2023.10.17 17:50
  • 호수 1475

[우리마을 이야기 8] 면천면 송학1리
울창한 소나무 숲에 학이 날아든 아늑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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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오씨가 500년 전 자리 잡은 집성촌
아미산 · 다불산 · 몽산이 품은 마을
축사 없고 화재 없어 안전하고 쾌적

 

<편집자주> 당진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마을의 모습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 상황에 놓인 마을 등 기록해두지 않으면 금세 잊힐지도 모르는 마을들이 존재한다. 지역주민들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마을의 이야기를 신문 지면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기록한다. 

※ 이 기사는 2023년도 충청남도 지역미디어지원사업으로 취재·보도합니다. 기사 내용은 유튜브 채널 ‘당진방송’을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면천면 송학1리 마을 전경
면천면 송학1리 마을 전경

면천면 송학1리는 옛 면천군 송암면 지역으로, 아미산과 몽산, 다불산을 끼고 있는 산촌 마을이다. 또한 소나무가 우거지고 학이 날아드는 마을이라 하여 송학리(松鶴里)라고 이름 붙었다.

“우리 마을은 당진시에서 가장 높은 아미산을 비롯해 총 세 개의 산에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입니다. 마을에는 현재 70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이장 오연섭)

송학1리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당진군 마암면에 편입됐다가 1917년 10월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평후동 등 일부와 합쳐지며 지금의 송학리가 됐다. 송학리에는 자연부락으로 내동, 후동, 대조동, 냉정골이 있었다. 특히 내동은 소리벌이라고도 불렸다. 현재 한국민속예술협회 이금돈 이사장의 아버지가 내동 출신으로, 뛰어난 농악 실력을 갖고 있었다고. 대조동은 큰 새(大鳥), 즉 황새나 학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었으며 냉정골은 아미산에서부터 찬물이 내려오는 동네라는 의미다. 

송학1리가 마을 내에 있는 울신공업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송학1리가 마을 내에 있는 울신공업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500년 역사 품은 마을

송학1리는 해주 오씨의 집성촌이다. 해주 오 씨가 이곳에 자리 잡게된 것은 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종9품 벼슬인 참봉을 지내던 오씨에게 어느 도사가 자손을 많이 낳고 싶다면 송학1리에서 살아야 한다고 권유했다고. 그대로 믿고 실행에 옮긴 덕분에 해주 오씨는 많은 자손은 물론 많은 토지를 확보해 부유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주민들은 조상을 기리기 위해 묘역에 장명등을 세웠다. 장명등이란 높은 벼슬을 지낸 사람의 묘에 세워지며 묘역 근방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마을에 세워진 장명등은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이기도 해서 도난당할 뻔 하기도 했었다고. 그러나 그 크기가 크고 무게가 상당해서 훔쳐가려던 것을 마을 사람에게 들켜 훔치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송학1리는 산촌 마을로, 지형 특성상 경사가 높아 벼 농사보다는 양상추, 적채와 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또한 농업용수는 마암저수지에서 사용하고 있다. 당진 지역에서는 삽교천에서 물을 끌어다 썼지만 이곳까지 물이 닿지 않아 농업용수가 부족했었다. 때문에 50여 년 전 양기웅 전 이장이 당시 500여 만 원을 들여 마암저수지를 만들었고 그 덕분에 마을은 풍족하게 물을 쓸 수 있게 됐단다.

(왼쪽부터) 오대섭 노인회장, 장종수 개발위원, 최광중 개발위원, 오연섭 이장, 공수호 전 이장,  오성섭 전 이장
(왼쪽부터) 오대섭 노인회장, 장종수 개발위원, 최광중 개발위원, 오연섭 이장, 공수호 전 이장,  오성섭 전 이장

“화재 없고 축사 없어 쾌적해요”

이곳에서는 소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바로 주민들이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을 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연섭 이장은 “누가 먼저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깨끗한 청정마을로 가꿔보자는 주민들의 의식 덕분에 소나 돼지 한 마리 없는 마을이 됐다”며 “분뇨로 인한 악취가 없어 쾌적하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의 안전의식으로 송학1리는 화재없는 안전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전마을이란 최근 3년간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마을 가운데 소방서와 거리가 멀어 관리가 필요한 곳이 지정된다. 송학1리는 당진에서 18번째 화재없는 안전마을로 지정됐다.<본지 제1473호 ‘송학1리 ‘화재없는 안전마을’ 지정’ 기사 참조> 이뿐만 아니라 쾌적한 마을을 위해 주민들이 노력한 결과 우리마을 사랑운동 평가에서 5차례 수상키도 했다.

깨끗한 마을을 만드는데 오연섭 이장의 노력도 한 몫했다. 오 이장은 지방상수도가 아닌 자체적으로 냉정골에 관정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덕분에 각 가정마다 상수도가 연결돼 깨끗한 물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공수호 전 이장은 “오 이장이 집집마다 누수되는 관이나 동파된 계량기를 일일이 교체하고 보수하는 등 수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송학1리 사무소가 준공된 뒤 현판식을 진행했다.
송학1리 사무소가 준공된 뒤 현판식을 진행했다.

“주민간 화합 최고”

송학1리의 자랑으로 주민들 간의 화합을 빼놓을 수 없다. 다불산악회를 꾸려 아미산, 다불산, 몽산을 등산하기도 하고 타 지역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한다. 또한 신정에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시산제를 지낸다고.

오연섭 이장의 아내이기도 한 김종수 부녀회장은 농한기가 되면 마을 주민들을 위해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마련한다. 공수호 전 이장은 “농사일은 농사일대로, 마을일은 마을일대로 봉사해줘서 정말 고맙다”며 “이런 분들이 있어 마을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은 아늑한 농촌 마을로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민들과 화합해서 마을을 잘 가꿔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나가겠습니다.”(오연섭 이장)

장명등의 모습
장명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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