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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10.13 21:07
  • 수정 2023.10.13 21:26
  • 호수 1475

[칼럼] 이해선 전 당진시 경제환경국장
아름다운 정치·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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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선 전 당진시 경제환경국장
이해선 전 당진시 경제환경국장

‘보기 좋거나 듣기 좋아서 눈이나 귀, 혹은 마음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때’ 우리는 흔히 ‘아름답다’라는 말을 쓴다. 얼마 전 추석을 앞두고 당진시 전역에는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이미 붙어있던 정당의 각종 현수막과 뒤얽혀 현수막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반갑다기보다는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 그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현수막 한 장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시의원이 한 장의 플래카드 왼쪽, 오른쪽에 각각의 사진을 넣고 가운데에는 ‘보름달처럼 예쁘고 행복한 추석 되세요’라는 추석 인사 문구를 넣은 것이었다. 

늘 ‘나 잘했고 너 잘못했다’ 식의 상대 당에 대한 비난 일색의 현수막만 보다가 서로 적군이어야 할 여·야의 두 의원이 하나의 플래카드에 웃는 모습으로 등장하니 지극히 낯선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신선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 두 명의 의원이야말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해하고, 어떤 것에 짜증 내는지, 시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아름다운’ 정치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제 내년도 총선이 18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공식적인 선거운동은 아직 멀었지만 실질적인 선거운동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우선 선거 과정이 ‘아름다운’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

어떤 사람은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라며 선거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선거꾼이나 정치꾼들이 하는 얘기고 시민들과 유권자들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법을 준수하면서도 후보자의 정치적 소신과 비전, 정책과 공약, 참신하고 효과적인 전략과 열정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평가받아야 한다. 상대방을 헐뜯고 끌어내리고,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욕설과 막말로 상대방을 흠집 내기에 바쁜 네거티브 선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을 위반해서라도, 돈을 써서라도 이기고 보자는 탈법·불법 선거는 결코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이며 시민들에게는 더없이 피해를 주는 일이다. 

유권자들의 선택 또한 아름다워야 한다. 방관하거나 무관심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선거는 당진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제대로 된 일꾼을 뽑는 권리이기 이전에 의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정당이나 학연, 지연, 혈연 등 개인적인 친소관계 보다는 후보자의 도덕성, 정치 비전과 소신, 정책과 공약, 경력과 역량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누가 제대로 일 할 사람인지, 작금의 짜증스러운 정치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를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름다운’ 선택이다. 도덕적 기본이 안 돼 당진시민을 부끄럽게 할 사람,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무소신 정치인, 능력도 안 되면서 단순히 배지 자체가 목적인 사람, 당선 전후가 다르고 시민을 우습게 아는 겸손하지 못한 사람,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 없고 줄서기에 바쁜 사람…. 그런 사람을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며 시민의 몫이 될 것이다. 올바른 정치는 올바른 정치인을 뽑을 때만이 기대할 수 있다. 한 명의 정치인이 대한민국의 잘못된 정치문화를 일거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불씨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의 최종 목적은 국민을, 시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비치는 오늘날 정치의 모습은 국민 행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당리당략을 위한 끝없는 싸움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당이 다르다고 무조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면서 더 큰 목표를 위해서는 서로 타협하고 손잡는 큰 정치, ‘아름다운’ 정치를 기대한다면 아직 섣부른 것인가. 우리 당진땅에 걸린 두 의원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을 보면서 내년도 ‘아름다운’ 총선을 통해서 제대로 된 일꾼을 뽑고 그를 통해 중앙에서부터 ‘아름다운’ 정치로의 혁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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