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를 푹 고아 만든 흑염소탕(전골)부터 야들야들하고 담백한 수육, 식욕을 자극하는 무침, 적은 양만 나와 귀하다는 흑염소 갈비에 이르기까지 촌가보신정에서는 흑염소로 만든 요리 한 상을 만나볼 수 있다.

“한보철강 부도에도  무너지지 않았죠”

송악읍 석포리에서 태어난 박정숙(61) 대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족들과 함께 송산면으로 이주했다. 이후 송산면에서 성장한 그는 인천과 천안에서 살다 30대 무렵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처음에는 송산면 동곡리에 ‘촌가보신정’을 문 열었다. 30여 년 전 박 대표가 촌가보신정을 문 열었을 때는 한보철강이 부도를 맞기 2년 전이었다. 그는 “당시에 지역경제가 좋아서 가게들이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겨났다”면서 “주변에서 음식 솜씨가 좋다고 장사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먹고 살고자 식당을 개업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5년만 식당을 영업할 거라던 생각과 달리 박 대표는 촌가보신정을 30여 년 동안 이어왔다. 그 사이 한보철강은 부도가 나면서 지역경제가 휘청거렸고, 그 많던 가게들도 대부분 사라졌다. 

염소뼈로 우려낸 육수  ‘구수·담백’

한보철강 부도에 이어 외환 위기인 IMF도 겪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도 닥치면서 요식업계는 많은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촌가보신정은 살아남아 오늘도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까지 촌가보신정이 굳건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박 대표의 성실과 푸짐한 정, 맛깔난 음식 솜씨에 있었다.

그중 흑염소탕(전골)은 염소 뼈를 하루에서 이틀 동안 푹 고아서 육수를 만든다. 여기에 호주산 프라임 암컷 염소고기만을 사용하고, 고기와 부추 등을 듬뿍 넣어 보양식을 만들어낸다. 박 대표는 “고아 만든 육수로 구수하고 담백함을 살리고, 고기는 육질이 연하고 육즙이 풍부하며 천연프라이머 숙성을 거쳐 염소 특유의 누린내를 제거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찬 바람 불 땐 뜨끈한 ‘굴 황태탕’

물론 흑염소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녹두삼계탕, 오리·닭백숙, 오리 주물럭, 묵은지 닭도리탕 등의 메뉴가 준비돼 있다. 박 대표는 삼계탕 육수도 각종 한방재료를 넣고 약 10시간 동안 푹 고아 우려낸다. 특히 닭 목뼈와 양파껍질, 파뿌리를 가득 넣어 우려내는 것이 그만의 비법이다. 칼칼한 맛의 묵은지 닭도리탕도 인기 메뉴다. 토종닭을 사용하며, 특히 음식에 넣는 묵은지는 박 대표가 김장해 2년 정도 묵힌 것이라고. 박 대표는 “고춧가루는 값이 비싸도 국내산만을 사용해왔다”며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을 들여야 음식은 맛 있어진다”고 강조했다. 

추운 겨울에는 겨울 특선메뉴로 굴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생굴회는 물론, 돌솥영양굴밥, 물회, 튀김, 무침, 파전이 있다. 지난해 굴과 황태를 넣어 시원하게 끓인 굴 황태탕을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촌가보신정은 늘 저희를 찾아주신 고객들 덕에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었죠. 고객들에게 감사드려요. 앞으로 이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식당이 됐으면 좋겠어요. 없어진다고 하면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문 닫으면 안 된다’고 말해줄 수 있는 식당, 당진 맛집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운영시간: 오전 10시 오후 9시30분 (매달 첫째·셋째 주 일요일 휴무)

● 메뉴 : 흑염소 탕 1만5000원, 흑염소 탕(특) 2만2000원, (2인 이상 주문, 1인 기준 가격)흑염소 전골 2만5000원, 흑염소무침 2만5000원, 흑염소 수육 2만8000원, 흑염소 갈비 2만8000원, 토종 닭도리탕/토종 한방백숙 5만2000원, 토종 묵은지 닭도리탕 5만5000원, 오리 한방백숙/주물럭 5만5000원, 한방삼계탕 1만5000원, 겨울 특선메뉴-돌솥영양굴밥 1만3000원, 굴 튀김/무침 2만5000원, 굴 파전 1만5000원, 굴 황태탕 1만2000원

● 문의 : 352-3428

● 위치 : 송산면 송산로 76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