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지나간 사랑을 추억한다
오래된 사랑이었다
참혹한 세월이었다
너는 나를 못 박아 버렸다
나는 거꾸로 자라
기억 속에서 자꾸 녹슬었다
또 다른 세월이
또 다른 사랑이
그리고 똑같은 무게와 비슷한 색상의
일상이 나에게로 와서
걸리었다가 사라지곤 했다
어느 날은
문득 햇빛조차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생(生)이 헐거워진다
우, 뽑히고 싶어!
뽑히었다고
내가?
아니,
네가?
성경옥 시인은?
호서고등학교 국어교사로서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으며, 시와 동화를 쓰는 창작자로 활동 중이다. 제17회 빈여백동인문학상(동화)에서 대상을, 2022년 풀잎문학상(시)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2022년 동화집 <나비 먹는 코뿔소 뿌야>로 당진 신진 문학인으로 선정되었다. 이외 저서로는 동화집 <코 짧은 코끼리> 시집 <작은 자의 초상>이 있으며 아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부문에서 2022년 1월 네이버 베스트셀러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외에 공저 시집 <봄의 손짓 2022>, <봄의 손짓 2023>, <당진 문학2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