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인물
  • 입력 2023.11.11 11:44
  • 수정 2023.12.15 22:07
  • 호수 1479

[나는 여자농부다 2] 보나전통식품 김명순 대표 (우강면 창리)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낸 보약 ‘전통발효식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접 담근 전통 장과 음식 먹고 남편 간암 완치
오로지 열정 하나로 진안 오가며 배운 전통식초
“주부로만 살다가 내 삶을 찾은 것 같아 행복해”

보나식품 김명순 대표

 

<편집자주>  

그동안 남성 위주의 농업 현장에서 변방에 있던 여성 농업인들이 강소농(强小農) 육성 정책과 함께 새로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을 넘어 가공(2차), 판매·체험(3차)에 이르기까지 농업의 6차 산업화에 적극 나서면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각 농가의 개성을 살린 농산물로 차별화에 나섰다. 농업·농촌의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제시하고자 6회에 걸쳐 당진의 여성 강소농을 소개한다. 

※ 해당 인터뷰는 ‘당진시청’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낸 보약. 정성을 다한 뒤 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깊은 맛은 ‘빨리빨리’에 쫓기는 이 시대에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우강면 창리에서 보나전통식품을 운영하는 김명순 대표는 전통발효음식에 대해 “햇빛과 바람을 시간에 담아 맛과 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남편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간암

남편의 직장 때문에 당진에 오게 된 김명순 대표가 전통발효음식을 시작하게 된 건 10년 전 쯤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에게 찾아온 간암은 김 대표와 가족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올 것이 왔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가족력이 있어서 형제들이 일찍 돌아가셨어요. 남편이 간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너무나 막막했는데, 한편으로는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전통발효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죠. ‘음식으로 못 고치는 건,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생각으로 한국 음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간장, 된장, 고추장, 그리고 청국장까지 직접 만들어서 먹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음식을 바꾼 지 5년쯤 지나면서 남편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김명순 씨 가족에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전통음식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그는 지인들을 초대해 건강한 밥상을 내어주는 일이 또 하나의 기쁨이 됐다. 

김 대표는 “언니·동생 하며 알고 지낸 지인들을 불러 식사를 대접하다보니 1년에 몇 백명이 되더라”며 “그때 ‘공짜밥’을 드렸던 분들이 지금은 모두 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항아리 보면 마음이 넉넉해져”

김명순 대표는 항아리가 가득한 장독대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장과 식초 등으로 가득 찬 항아리를 돌보고 관리하는 게 그의 하루 일과이자 가장 큰 낙이다. 김 대표에게 장독대는 놀이터란다. 

“항아리 많은 집이 동네에서 가장 부자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항아리에 담아 오래 묵히는 전통식품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남편과 함께 우강에 내려오자마자 장독대부터 크게 만들었죠.” 

김 대표는 보나전통식품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그가 직접 담근 장과 식초 등 전통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음식으로 남편을 병간호 했듯이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건강하게 만든다. 

 

보나전통식품에서는 △3년 된장 △간장 △마늘고추장 △찹쌀고추장 △웰빙미숫가루 △청국장 △청국장가루 △엿기름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여주 △인삼 △아로니아 △아마란스 △으름 △바위솔 △고구마 △사과 △메리골드꽃 △옥수수 △포도 등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식초도 만든다. 무려 식초 종류만 20여 가지에 이른다고. 

이 중에서 여주식초는 김 대표가 직접 기른 여주와 천연 단당을 사용해 만든다. 가마솥에 7시간 동안 끓인 저분자 단당은 섭취시 소화 흡수를 돕고, 당뇨에 좋은 여주를 쓰지 않게 섭취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전통발효식품을!” 

평범한 주부였던 그가 발효식품 전문가가 되기까지, 전통식품에 푹 빠진 김명순 대표의 열정이 그를 현재로 이끌었다. 특히 전북 진안을 오가며 발효식초 교육을 받을 정도로 열과 성을 다했다. 김 대표는 현재 △전통장류 제조사 2급 △전통장류 지도사 △천연발효식초 지도사 △발효효소 지도사 △전통주 가양주 주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김명순 대표는 “발효식초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길고 어렵지만, 식초를 완성했을 때 느끼는 희열이 크다”며 “결과가 잘 나왔을 때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 5시에 도시락 싸서 전북 진안까지 가서 교육받을 정도로 제 인생을 걸고 열심히 배웠다”며 “다시 태어나도 또 이 길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통발효식품은 늦은 나이에 찾은 행복이에요. 집에서 주부로만 살다가 진정한 내 삶을 찾은 것 같아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전통식품을 배우고자 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무료로 가르쳐주고 싶어요.” 

▪구입문의 : 010-4764-2210

▪블로그 : blog.naver.com/kasdd2525

▪주소 : 당진시 우강면 신벌들길 73-37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