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상설시장 폐쇄…상인들 생업은 어떻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후 시설 정기안전검사 D등급 받아
공공개발 반대에 민간개발도 난항
당진시 오는 31일까지 폐쇄 통보
상인들 “임시 시장이라도 설치해야”

 

당진시가 안전검사에서 D등급을 받은 당진전통시장 상설시장 장옥을 폐쇄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수십 년 동안 한 자리에서 영업해온 80여 명의 상인들이 삶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당진전통시장에 대해 지난 2021년 정기안전점검를 진행한 결과, 상설시장(나동)은 콘크리트 박락과 철근 노출 및 부식 발생, 구조체(슬래브) 누수 등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의 건축물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라 2년 이내에 시설물의 신·개축 또는 보수·보강을 해야 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착수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당진전통시장은 당진어시장(가동)과 상설시장(나동), 정기시장(다동·라동)으로 구성돼 있다. 상설시장(나동) D등급 외에도 정기시장(다동·라동)도 C등급을 받았다. 

D등급을 받은 상설시장에는 ‘구조안전 위험시설물 알림’ 표지판과 바리케이트가 설치됐다. 지난해 당진시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충남개발공사를 통해 주상복합건축물을 추진하려 했으나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편 당진전통시장 상인회 측에서는 지난 4월 시유지를 매입하고, 민간개발 시장정비사업 제안서를 당진시에 접수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민간개발 역시 실현되지 못했다. 

이에 당진시는 결국 상설시장(나동)에 대해 오는 31일자로 영업을 종료하고 폐쇄키로 결정했다. 현재 나동에서 영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상인은 약 8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시는 영업하는 상인에게 오는 31일까지 자진해 시설물과 진열 상품을 철수하라고 전달한 상태다. 

당진시는 향후에 임시 시장 개설과 시장 정비 방향에 대해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비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80여 명의 기존 상인들은 당장 생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인터뷰 당진전통시장상인회 정제의 회장 

“70~80대 상인들…당진시, 생계 대책 마련해야”

“보상 방안 없어 공공개발 반대할 수 밖에” 

“시장과 함께 복지시설 조성하는 대안도 모색해야”

정제의 당진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한 달 만에 갑자기 장옥을 폐쇄한다며 영업을 철수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입을 뗐다. 

그는 “50여 년 전 상인들이 허허벌판이었던 땅에 땅값보다 비싼 돈을 들여 시장을 짓고 지금까지 상업 활동을 이어왔다”며 “당시에 인허가를 받으려면 조합을 만들어야 했고, 상업 활동에 대한 인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건물을 기부채납 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건물이 당진시 소유라 할지라도, 수십 년에 걸쳐 시장을 보존하면서 장사를 해온 것에 대해서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당진시는 충남개발공사를 통해 공영개발을 추진하려 했으나 상인들이 반대하면서 불발된 사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정 회장은 “충남개발공사는 시장 재개발 후 상인에게 임대 계약은 할 수 있지만, 영업이나 이주와 관련한 보상은 하지 못한다고 해서 공영개발을 반대했다”면서 “대부분 70~80대 고령의 상인들이이어서, 개발이 이뤄지는 수년 간의 시간을 기다리기 쉽지 않을뿐더러, 수십 년 동안 이어 온 가게를 어떠한 보상도 없이 떠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당진전통시장상인회가 제시한 대안은 민간개발이다. 민간개발은 상인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쉽게 풀리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정제의 회장은 “당진시가 시장이 있는 토지를 개발사에 팔고, 그 매매가의 일부를 시장 내 복지시설 등 공공부문에 투자하고, 남는 돈은 당진시를 위해 사용한다면 민영개발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D등급을 받은 상설시장 장옥을 보강하는 데에도 상당한 예산이 수반되고, 보강한들 몇 년을 더 버틸지 모른다”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장옥을 재개발하는 것에 상인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 연말부터 시장을 폐쇄할 경우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 온 상인들을 위해 임시 시장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임시 시장이 언제, 어떻게 조성되는지 상인들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한 뒤 폐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수미 기자 d911112@naver.com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