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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
  • 입력 2023.12.22 20:47
  • 호수 1485

[나는 여자농부다 6] 김민지황태된장 김민지 대표 (송악읍 방계리)
 3대째 전통 이은 장맛,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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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키운 햅콩으로 만든 정성 가득 전통장 
“청와대에 김민지황태된장을 납품하는 게 꿈” 

<편집자주> 

그동안 남성 위주의 농업 현장에서 변방에 있던 여성 농업인들이 강소농(强小農) 육성 정책과 함께 새로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을 넘어 가공(2차), 판매·체험(3차)에 이르기까지 농업의 6차 산업화에 적극 나서면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각 농가의 개성을 살린 농산물로 차별화에 나섰다. 농업·농촌의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제시하고자 6회에 걸쳐 당진의 여성 강소농을 소개한다. 

※ 해당 인터뷰는 ‘당진방송’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장(醬)은 곧 장(將)’이라는 말이 있다. 간장 · 된장 · 고추장 등을 일컫는 장은 음식 맛을 좌우하는 대장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장이다. 

‘장맛을 보면 그 집을 알 수 있다’는 속담부터 ‘장이 단 집에 복이 많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이 망한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 듣는다’ 등 장에 관한 속담은 셀 수 없이 많다. ‘장맛’이 집안을 의미하거나 길흉의 기준으로 표현돼온 것은 그만큼 우리네 삶에서 중요하다는 뜻일 거다. 

“하늘에서 나를 장 만들라고 내려보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장에 푹 빠진 장 만드는 장인(匠人) 김민지 대표는 송악읍 방계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민지황태된장을 운영하고 있다. 3대째 전통을 이어 장을 만들어온 그는 청와대에 김민지황태된장을 납품하는 게 꿈이란다. 

8년 간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

지난 2007년 그는 장의 대중화를 고민하면서 황태육수를 활용한 장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없이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기를 8년이나 반복했다. 그렇게 오랜 연구와 기다림 끝에 ‘김민지황태된장’을 완성해냈다. 

“시행착오와 실패가 너무 많았어요. 황태의 비린내를 잡지 못해 힘들게 담근 장을 다 버리기도 했죠. 그렇게 수많은 과정을 거쳐 8년 만에 성공했어요. 첫 성공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황태된장을 맛보였는데 사람들이 ‘장에다 무슨 짓을 한거냐’며 ‘이렇게 맛있는 건 팔아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장이 ‘슬로우 푸드’의 대명사인 것처럼 장을 만드는 건 꼬박 1년의 세월이 필요한 일이다. 직접 재배한 햅콩을 삶아 손수 메주를 만들고, 지푸라기로 엮어 숙성시킨 메주로 장독에 장을 담가 또 한참의 시간을 견디고 난 뒤에 비로소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면 장이 완성된다. 

1년 간의 긴 과정 속에 하나의 단계만 잘못 되도 장맛을 버린다. 그럴 때면 “때려치울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시 마음을 다잡곤 했다. 실패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계속해서 장 생각이 났단다. 장을 담그는 고된 과정도 전혀 힘들지 않다고. 장맛이 좋아 한 번 김민지황태된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다시 찾는다. 재주문하는 단골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면 힘들었던 기억은 싹 잊혀지고 뿌듯함과 보람이 마음을 한가득 채운다.  

햅콩 사용해 자연발표 ‘철칙’

그는 메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콩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800평 정도의 밭에서 콩을 재배해 수확하면 한 1000kg 정도의 콩을 얻을 수 있다. 장을 담글 때는 오로지 그 해에 심어 수확한 햅콩만 사용한다. 

김 대표는 “절대 묵은 콩을 쓰지 않는다”며 “햅쌀과 묵은 쌀이 다르듯 묵은 콩을 사용하면 장맛이 크게 저하된다”고 말했다. 그는 “적접 재배한 콩이 모자랄 때는 마을에서 수매한다”면서 “하나의 원칙을 무시하면 장맛도 나를 무시하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렇게 갓 수확한 햅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면, 그해에 나온 볏짚으로 손수 새끼를 꼬아 메주를 엮어 발효시킨다. 인위적으로 강제발효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숙성으로 메주가 제 빗깔과 향을 낼 때가지 기다린다. 

특히 이 발효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효모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만 맛있는 메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10번씩은 드나들면서 상태를 살핀다. 때문에 이 시기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 메주를 발효시키는 100일 동안은 여행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이렇게 정성을 다 한 메주로 장을 만들면 장독에서 꼭 3년 동안 숙성시켜 출하한다. 3년 된 장이 유산균이 가장 왕성하고 맛도 제대로 들기 때문이라고. 

황태된장 · 간장 · 고추장에 조청까지

콩 농사부터 장을 담그는 데에만 꼬박 1년이 걸리는 데다, 3년의 기다림까지 더해진 김민지황태된장은 요즘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뿐만 아니라 김민지 대표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황태간장, 황태살고추장, 청국장, 조청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람들은 김 대표가 지켜온 철칙, 그리고 단 한 순간도 허투루 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며 만든 그의 장맛을 인정했다.  

“장은 나를 힘들게 하지만 또 웃을 수 있게 하는 존재에요. 저의 희망입니다.” 

김민지황태된장 

▪ 주소 : 당진시 송악읍 가청로 173-74 (방계리)

▪ 문의 : 010-5358-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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