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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5 21:02
  • 호수 1487

“가능성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있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는 고영남 (주)고센이엔지 대표 (55·송악읍 고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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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그리던 미술학도, 설비진단 기업 대표되다
2014년 (주)고센이엔지 설립해 연매출 40억 달성
기계정비에서 3차원 측정의 설비 진단 및 교정으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미술학도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손에서 붓을 내려놓아야 했다. 생계를 위해 위험한 산업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어느새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고영남 대표는 ‘3차원 측정’을 시작하며 기계정비업계에서 선도적인 발걸음 내딛었다. 어린 시절 도화지에 꿈을 가득 그렸던 그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또 다른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붓을 내려놓은 미술학도

인천 출신의 고영남 대표는 미술을 좋아했다. 예술적 재능을 살려, 예술계 고등학교로는 유명한 선화예술고등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기도 했다.

미술대학교 진학을 바랐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그럴 수 없었다. 그림을 포기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생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고영남 대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건강이 안 좋았다”면서 “먹고 살기 위해 그림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소개를 받아 위험한 작업들이 많은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기계정비 업체에서 3년여 간 일했다. 일하는 동안 회사에서 총무 업무를 보기도 했던 그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그가 직접 회사를 꾸려 나가면서 본격적으로 기계정비업계로 몸을 담그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시작한 기계정비업은 쉽지만은 않았다. 사기도 당했고, IMF 때는 부도를 겪을 만큼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도 국내 건설업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그의 회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 대표는 “일에 대한 성취욕도 있고 돈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했다”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돌아보면 또 욕심이었던 것도 같다”고 회고했다.

(주)고센이엔지가 보유한 3D 측정 장비
(주)고센이엔지가 보유한 3D 측정 장비

기계정비에서 정밀 측정의 시작

고난을 헤치고 당진에 자리를 잡은 것은 19년 전인 지난 2005년이다. 당시는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하던 시기였다. 당진은 전국 최대 규모의 화력발전소와 철강기업이 있는 만큼 당진에서의 사업 비전을 눈여겨봤고, 그는 협력업체인 플랜트설비업체 소장으로서 당진에 왔다.

이곳에서 기계정비업을 이어가면서 그는 기존의 기계정비업 외에 ‘측정’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철강업계에서는 1년에 정기적으로 공장 대보수를 실시한다. 공장에서 철강을 생산하면서 기계와 설비는 계속 닳고, 변형된다. 이를 보수하지 않고 계속 가동하면 안전사고 발생은 물론 품질 좋은 철강도 생산해낼 수가 없다. 이때 플랜트설비업체에서 기계·설비를 보수하는 일을 한다.

수십 년 간 기계정비를 해오면서 그는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하게 기계·설비를 보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해답으로 찾은 것이 ‘측정’이었다. 첨단 3D 측정 장비를 이용해 기계에서 보수할 부분을 정밀하게 측정해 제조설비를 수리·교정하는 것이다.

고 대표는 “이동식 3D 측정 장비 중 가장 정밀한 레이저 트래커를 이용해 설비의 현재 상태를 검사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 대응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다”며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설비 변형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내고, 사후데이터 관리를 통해 조기 점검 및 예방 정비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에 측정을 접하고 관련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정밀 측정 업무를 2013년에 시작했다. 이 분야에서 가능성을 느끼면서 그는 회사를 퇴사하고 2014년에 (주)고센이엔지를 설립했다.

새롭게 마련한 사무실 내부 모습
새롭게 마련한 사무실 내부 모습
새롭게 마련한 사무실 내부 모습
새롭게 마련한 사무실 내부 모습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자 노력”

현재 그가 이끌어가는 (주)고센이엔지는 기계정비와 철구조물 제작은 물론, 3차원 측정과 제조설비 진단 및 교정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발전소·제철소 산업의 기계설비공사 분야에서 정밀 측정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10년 전 그 당시에도 다른 사람들은 시도하지 못한 분야를 개척하고, 현재 직원 11명이 근무하며 연매출 40억 원 달성이라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2022년 2월에는 보다 쾌적한 환경의 새 사무실도 마련했다.

이 성장의 배경으로 고 대표는 ‘혁신’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고 대표는 “남들은 가지 않은 길을 시작한다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나는 가능성을 봤다”면서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미래를 그리며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또 다른 길을 그리고 있다. 고 대표는 “기간·설비 산업에서 앞으로 설비를 새로 도입하지 않고 기존 설비와 공정 개선으로 생산 효율성과 함께 비용 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리뱀핑(Revamping·공정개선)’이 추구된다”면서 “리뱀핑을 특화사업화해 교정 분야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전했다.

>> 고영남 대표는

- 1969년 인천 출생

- 2013년 정밀 기계 및 설비 진단교정, 

   측정용역 시작

- 2014년 (주)고센이엔지 설립

- (주)고센이엔지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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