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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4.01.12 19:04
  • 호수 1488

[의정칼럼] 최연숙 당진시의원
아직도 인문학은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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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인문학은 인간과 관련된 제반 문제와 삶의 가치, 올바름을 기본으로 사회와 개인과의 소통 및 공감의 상호작용이다.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론 문화적인 복잡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기 다른 삶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배려하여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을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 인문학이 부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모든 귀결은 자본의 논리에 집중되어 있어 청소년과 청년들 그리고 성인에게 미래에 어떤 삶을 원하냐고 물어보면 여유 있는 삶을, 또는 자본가가 되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어릴 적 물질보다는 직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꿈을 발표하거나 글짓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추억은 요즘 라떼가 된 부모님 세대들은 아마도 크게 공감할 것이다.

새해 나의 다짐은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생활정치를 하는 지방의원의 길을 선택하고부터는 바쁜 일정에 떠밀리다 보니 책 읽기는 점점 멀어져 갔다. 새해가 되니 부쩍 시간이 갈수록 더 삭막해지고 감성 또한 고갈되어 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누군가에게 글을 보낼 때도 상투적이고 무미건조한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와 함께 아득함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그렇다면 요즘 정치는 잘하고 있는지, 제대로 바른길을 가고 있는지 등 의정활동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더불어 과연 인문학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한지와 의미가 있는지 직설적으로 묻게 된다. 

정치에서 인문학은 서로 밀접한 관계다. 삶의 전 영역과 정치적인 이념·사상 형성에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정치적인 결정과 정책을 이해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다양한 문화 간의 충돌과 협력에 인문학적 영향은 매우 중요하게 쓰인다.

정치인은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한 바탕이 되어있어야 한다. 사회적인 관계와 상호작용의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 정치며 의정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견하고, 삶의 깊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주는 인문학 학습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우리는 현재 가치관과 우선순위가 다양해지는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다.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자율성과 독립성이 중시되어 관계 형성이 어렵다. 소외와 고립, 과도한 사회적 압력 및 경쟁사회에서 대학입시에 몰입된 교육 정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방향성의 제고가 절실히 필요하다. 

절대빈곤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더 의미 있는 삶을 갈망하는 욕구는 한층 높아졌다. 그럼에도 정치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한 해, 당진시의회가 시민들의 질책을 많이 받았다. 의회가 시민들께 희망을 주는 정치를 했는지 돌아본다.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많다. 그래서인지 정치인에게 인문학적인 소양은 매우 중요하다는 다시 한번 되뇌인다. 

지금부터라도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성에 대해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정책 결정이나 의사소통에서 사람 중심적인 의정활동이 수행돼야 하니까 말이다. 

인문학적 소양이 결핍되면 사회 전체의 이해도와 동질성이 저하되고 사회 구성원들 간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진다. 이로 인해 사회 공동체의 통합성이 저하되어 결국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실에서는 인문학적 힘이 미약하고 가치가 외면당하는 한계를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인문학을 통해 선한 영향력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감동을 주고 있는 게 인문학이다. 막스베버는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덕목으로 ‘열정, 책임감, 균형적 감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상념에 젖는다. 과연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가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는지, 시민의 삶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시민에게 짐이 되지는 않았는지. 이 글을 쓰면서 책임과 함께 객관성에 기초한 인문학적 생활 정치를 다시 한 번 꿈꿔본다. 더불어 갑진년 값진 한 해를 보내길 소망하며 당진시민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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