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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4.01.19 18:41
  • 호수 1489

[독자기고] 오동주 심훈상록문화제 집행위원장
“경로사상(敬老思想)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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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굉장히 뜨거웠던 뉴스가 있었다. 바로 10대 청소년이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후 그 영상을 SNS에 공유한 것이다.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 속에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경비원을 보면서 웃는 청소년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남았다. 이 사안은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으며 필자도 그 기사를 접하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미덕에는 노인공경이 있다.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라면 가정이나 사회에서 공경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르치고, 배워왔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사상이 확산되기는커녕 점점 약해지면서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는 노인은 단순히 불편한 존재, 힘없는 나약한 존재, 현세대에 부담만 안겨주는 대상으로 치부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불안마저 다가 온다.

필자는 푸근한 인심이 가득한 시골 농촌 마을에서 자랐다. 유년시절에는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예의였고 혹시나 잘못을 하게 되면 어른들에게 쓴소리 듣기도 했다. 그 시절에는 그래도 어른을 공경하고 대우해야 한다는 사상과 행동을 교육받았기 때문에 필자에게 노인공경은 굉장히 익숙하고 친숙한 덕목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던 과거와는 달리 점점 도시화, 핵가족화 되었고 심지어 1인 가구도 상당해졌다. 태어나면서부터 겪게 되는 경쟁사회의 부담감에 결국 개인주의가 확산되었고, 심한 경우는 이기주의로 변질됐다. 그런 사회적 변화로 인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결국 일그러졌고 그만큼 노인에 대한 공경도 쓸모없는 구시대적인 사상으로 전락되었다고 판단된다.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과거 노인들의 희생이 지금 우리 세대가 누리고 있는 사회를 만든 것이고 지금 우리의 노력은 똑같이 추후 미래에 커가는 세대의 사회를 만들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약하고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하더라도 노인들이 젊은 시절 애쓰고 들인 수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숙련의 정도를 뜻하는 연륜도 노인들은 가지고 있다. 필자도 예전에 고민이 있어서 나보다 웃어른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큰 도움이 되어 감사하게 일을 마무리한 적이 있다. 그때 느낀 점은 인생을 살며 축적된 연륜미는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한다. 특정한 사람만 겪는 것이 아닌 공평하게 주어지는 수순이다. 지금의 노인들처럼 우리도 똑같이 노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노인을 공경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미래의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인을 사랑하고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존재해야 미래의 우리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배려받을 수 있다고 본다.

경로사상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노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노인공경이라고 생각한다. 또 노인이라면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자 부모님이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앞에서 언급한 기사 중에 피해를 본 60대 경비원이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사회적 약자인 노인을 배려해야 더욱 건강한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더 늦지 않게 지금이라도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도록 서로 노력하고 성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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