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복지
  • 입력 2024.01.19 19:56
  • 수정 2024.01.22 18:43
  • 호수 1489

[기관장 릴레이 인터뷰] 정행건 당진시장애인복지관 관장
장애인의 생애주기를 함께하는 복지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나아졌지만 여전히 교육 필요
올해 중점사업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발굴

 

장애인과 가족들의 친정집이 되고 싶다는 기관이 있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을 ‘힘들 때 언제나 하소연할 수 있는 친정집’에 비유하는 정행건 관장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장애인들과 결혼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장애인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 

정 관장은 올해 1월 1일자로 당진시장애인복지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봉사 정신이 남달랐던 어머니와 그가 다녔던 교회 담임목사의 영향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서울에 있는 노숙인 시설에 취업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당진으로 오기 직전에는 서울시장애인복지관 관장으로 7년을 일했다. 그는 그간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당진지역의 장애인을 위해 많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사회복지 분야 중 장애인 복지를 하게 된 동기는?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가 소아마비였다. 그 친구는 보육원에서 지냈는데 항상 점심시간이면 운동장으로 나갔다. 하루는 그 친구의 뒤를 쫓았는데 목발을 짚고 수돗가에서 물을 급하게 마시고 있었다. 그날 이후 어머니께 도시락을 두 개씩 싸달라고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 없이 그리 해주셨고, 도시락 하나를 그 친구의 책상 서랍에 넣어놨다. 그런데 그 친구는 도시락을 만져보지도 않고 계속 밖으로 나갔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친구를 학교 뒷산으로 데려가 물었다. 그 친구는 자신의 처지를 동정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때 그 친구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진심이 통했는지 다음날부터 함께 도시락을 먹었다. 나중에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친구는 보육원 총무로 취업했다. 아마 내가 장애인에 대한 복지를 생각하게 된 동기가 그 시절이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복지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들의 생애주기를 평생 함께하는 기관이다. 사회복지 분야 모두 힘들고 어렵지만 장애인 복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다. 이때부터 장애인복지관은 역할을 해야 한다. 장애 판정을 받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청소년기를 지나고 성인이 된다. 그 과정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성인이 되면 취업도 해야 한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을 겪고 가족을 구성하며 지내다 노인이 된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 있어 장애인복지관이 개입해야 한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의 올해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처음 당진시장애인복지관으로 왔을 때 사회복지사들의 열정을 크게 느꼈다.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하기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복지관은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들이 있다. 그래서 어느 특정 사업에만 중점을 둔다면 다른 사업은 당연히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장애인의 모든 생애주기를 세심히 살펴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복지관은 모든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본다. 

 

당진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예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선돼왔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장애인식 교육이나 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점차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곳곳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많아지면 비장애인이 더 편안해진다. 예를 들어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가 많아지면 장애인도 편하지만 유모차나 자전거 또는 갑자기 부상을 당한 환자 등 비장애인도 함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생애주기를 살아간다. 이런 부분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또한 가정에 중증장애인이 있을수록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만큼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도 힘들다는 뜻이다. 부디 편견을 가진 사회가 아닌 더불어 사는 당진이 되길 바란다.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가족과 비장애인까지 모두를 이어주는 기관이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은 아직도 사각지대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을 발굴하고 힘들어하는 가족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친정집 같은 복지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