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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닭집 (합덕읍 운산리) 2대를 이어온 맛…“닭강정 얼마나 맛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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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부터, 시작…“번성했던 합덕시장 그리워”
개발한 소스와 12가지 곡물가루·약숫물로 만들어
닭다리살만 사용…서울 등에서 택배 주문키도

시장닭집의 닭강정
시장닭집의 닭강정

가마솥에 순식간에 튀겨낸 바삭한 껍질의 구릿빛 통닭, 먹기 좋은 크기로 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닭강정…. 무엇보다 ‘시장닭집’ 닭요리의 맛을 돋궈주는 것은 2대째 이어진 손맛과, 김원길·류용순 부부의 부단한 노력이었다.    

“작두로 손질하는 곳 있을까요?”

시장닭집은 1968년 남편 김원길 대표의 아버지가 시작해 대를 이어온 곳이다. 아버지가 운영할 적에는 닭을 직접 잡기도 했는데, 도계법(닭 잡는 것을 허가해주는 법)이 실시되면서 현재는 도계한 닭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단다. 

이곳은 점포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닭 관련해서는 다양한 품목이 준비돼 있는 알찬 곳이다. 일반 닭은 물론 토종닭과 계란, 닭발, 삼계탕 재료 등도 구할 수 있다. 

가게 입구에 있는 작두는 이곳만의 특별함을 더한다. 부부는 닭을 잘라달라는 손님의 요청을 받으면 옛날 모습 그대로 작두로 닭을 잘라 손질한단다. 김원길 대표는 “지금까지 작두로 손질하는 곳은 얼마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합덕지역은 당진에서 서울로 오가려면 거쳐야 하는 지역이었기에 크게 번성했다. 시장 역시 장날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만큼 번성했다. 그러나 1979년 10월 삽교호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교통 흐름이 변화했고 합덕지역이 침체되기 시작했다. 시장도 오가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김원길 대표는 “예전에는 우리 가게가 장옥에 있었는데, 현재 위치로 옮기게 됐다”면서 “시장에는 우시장도 열렸으며, 번성했던 과거가 그립다”며 회고했다.

시장닭집 외관 모습
시장닭집 외관 모습
시장닭집에서는 여전히 작두를 이용해 닭을 손질한다.
시장닭집에서는 여전히 작두를 이용해 닭을 손질한다.

바삭함 살리는 12가지 곡물 

시장닭집에서는 김 대표의 아버지 때에도 가마솥에 닭을 튀긴 시장 통닭(옛날통닭)을 판매했다. 현재도 닭을 통째로 튀긴 옛날통닭과 바삭한 튀김옷을 입힌 옛날식 후라이드치킨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3년 전에 아내 류용순 대표가 시작한 닭강정은 특히 별미다. 닭강정에 사용하는 닭정육은 퍽퍽한 가슴살이 아닌 부드러운 닭다리살만 사용한다. 여기에 곡물과 연잎가루 등 12가지 재료를 조합해 직접 개발한 튀김 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겨낸다. 아내 류용순 대표는 “곡물가루를 사용하면 닭의 잡내가 나지 않는다”면서 “또한 곡물가루를 넣으면 튀길 때 바삭함이 살아나며, 합덕에 연호제가 유명한 만큼 연잎가루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닭강정의 튀김 반죽을 만들 때 넣는 물도 특별하다. 시중의 수돗물이나 정수가 아니라 예산군에 위치한 약수터에서 물을 받아 사용한다고. 남편 김 대표는 “수돗물과 정수기 물에도 각기 맛이 있다”면서 “어떤 물을 쓰는지에 따라서도 음식 맛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튀겨낸 닭강정은 열기를 식히고 류 대표의 특제 비법 소스로 버무리고, 잣·호박씨·해바라기씨 등 각종 견과류를 올려서 마무리하면 달달한 닭강정이 완성된다. 아내 류 대표는 “열기를 식혀서 소스에 버무리면 닭강정이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함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면서 “지금의 맛있는 닭강정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사가요”

이렇게 만든 닭강정은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합덕읍체육대회에서 마을에서 주문이 들어와 닭강정 120마리를 튀겼는데 이때 입소문이 확 터졌다고. 

김 대표는 “처음에는 가게가 시장에 있어서 손님들이 ‘무슨 시장에서 닭강정이냐’ 할 수도 있는데 먹어보고는 재주문한다”면서 “서울에서 택배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학교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곤 한다”면서 “인근 약사는 우리집 닭강정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사갈 정도로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닭집을 찾은 문수일 전 우강면주민자치회장은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다르다”면서 “정성으로 만들기 때문에 맛있고, 사람들이 계속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님들이 프랜차이즈 치킨집보다 우리 집 닭강정이 맛있다고 할 때면 감사하고 보람을 느껴요. 공을 들인 만큼 소비자들이 그 노력과 맛을 알아준다는 게 감사하죠. 시장닭집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 운영시간: 오전 7시~오후 8시(동절기), 오전 7시~오후 9시(3~4월부터)

● 가격: 닭강정 2만3000원, 후라이드 치킨 2만 원(일반 닭), 토종닭 3만원

● 위치: 합덕읍 중동1길6 (합덕중앙시장 내, 합덕전통시장 주차장에서 입구로 바로 들어옴)

● 문의: 362-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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