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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4.02.08 19:08
  • 호수 1492

[칼럼] 토종씨앗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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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우리씨앗연구소장

 

산업혁명과 녹색혁명을 지나오면서 급격한 개발로 동식물 서식지 파괴, 과도한 자원 채취, 화학물질의 과도한 사용, 단일 재배중심의 농경, 인구의 급속한 증가 등 생물다양성의 위협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면서 자연과 사람을 되살리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토종씨앗에 대한 관심으로 모아졌습니다. 

토종씨앗은 수백, 수천 년간 우리 땅에 적응해 다양한 환경변화와 천적, 병해충을 견디며 살아오면서 저항물질을 만들어 건강한 먹거리로 항상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었습니다. 토종씨앗은 품종마다 형태, 색깔, 맛, 크기, 심는 시기 등에 따라 다양한 여러 종류와 이름도 가지고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각 지역마다 그 지역에 특화돼 내려오는 작물이 있습니다.

당진에서는 배틀콩과 약파를 찾았습니다. 배틀콩은 정미·면천·송악에서 수집했는데 서남해안 지역에서 맛을 표현하는 고유어인 ‘베탈하다’, ‘배틀하다’에서 기원한 것으로, 당진을 포함하는 내포문화권에서 주로 재배하는 재래종 콩입니다. 파란 풋콩일 때 밥밑콩으로 고동색을 띠며, 마른 콩일 때는 콩나물로 길러 먹는 나물콩입니다. 약파는 지난 2018년 정미 농가에서 찾았습니다. 조선파중에 약파는 몸체가 짧고 향이 좋고 누린내가 없어 육수를 내는 요리에도 좋습니다. 약을 지을 때 약파 파 뿌리를 같이 넣고 약을 만든다고 합니다.

토종씨앗은 소비자 입맛의 다양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발굴된 씨앗을 지역 브랜드로 키워 특화된 농작물로 재배해 판매까지 하면 경제적 효과를 얼마든지 창출해 낼 수 있습니다. 수집·조사 과정에서 토종작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약용성분의 기능성은 물론, 작물의 고유어, 고대어, 전통농법의 가치, 급변하던 시대의 어르신들의 살아오신 삶에 대한 지혜를 함께 알 수 있었습니다. 토종씨앗을 매개로 인간, 자연, 지역, 공동체문화가 회복되어 협력하는 문화로 거듭나 지혜롭게 현재의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몇 년 전부터 토종씨앗을 조사해왔고 농가들과의 만남으로 축적해온 자료와 많은 토종씨앗을 토대로 ‘우리씨앗연구소’를 개소했습니다. 올해는 회원들과 함께 지난해 수집된 씨앗에 대한 선별된 전략작물로 채종포를 만들어 형태 특성 조사와 모종·씨앗 나눔을 준비해 여러분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특히 학교텃밭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시는 선생님들과 텃밭 선생님들이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토종씨앗을 알려주면 미래의 올바른 사회를 만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씨앗연구소에서는 타 지역과의 교류, 토종씨앗 관련한 재배법과 활용, 토종작물의 브랜드화와 꾸준한 수집 활동, 수집된 씨앗의 기탁 활동(국립백두대간 씨드볼트, 국립유전자원센터 종자은행), 채종포 조성, 토종작물에 대한 교육 등을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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