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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4.02.16 18:59
  • 호수 1493

[의정칼럼] 전선아 당진시의회 의원
문화재를 잃어버린 민족은 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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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깊은 울림의 말씀을 남겨주셨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아주 오랜 전통과 문화를 가진 민족이다. 지정학적 위치로 인한 외적의 침입과 전란 등 여러 위기가 많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견뎌온 결과 오늘날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다. 

우리 당진 또한 유구(悠久)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도시이며 수많은 유적과 문화재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당진은 유적과 문화재를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시민들조차 당진의 역사와 문화재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유적을 발굴·개발하지 못하는 아쉬운 실정이다.

당진시 중심에는 당진읍성이 존재했다. 조선시대의 읍성은 주요 읍치에 설치되어 외적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고, 평소에는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던 거점이었다. 이러한 읍성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서 근대적 도시의 면모를 갖추면서 사라졌다. 여러 지역에서 서문리·동문동과 같이 지명에서만 읍성의 흔적이 남아 있거나 일부 읍성의 구간이 어렵게 남아 과거의 흔적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방의 주요 도시는 고대부터 성곽을 쌓고 읍성이 존재했다. 대체로 왜구 또는 홍건적 등의 침략이 빈번했던 고려 후기부터 각지에 읍성이 존재했다. 당진읍성 역시 조선 초기 지방 행정구역의 정비 및 서해안을 통해 침입할 수 있는 왜구 등 외적의 침입에 대응하기 위해 1427년(세종9)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읍성에 당진공립보통학교가 들어섰고 이후 최근까지 당진군청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읍성의 존재는 점점 사라졌다. 

도심 발달의 흥망성쇠를 겪으면서 당진읍성이 위치한 구도심은 발달을 멈춘 지 오래되었다. 이에 각계각층 주민들이 구도심 개발을 주장하였지만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난개발을 한 것도 사실이다. 

유럽의 도심을 살펴보면 그곳에는 그들의 과거가 남아 있고, 현재의 삶이 있고, 미래를 느낄 수 있게 관리 개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들의 선조가 만든 것을 보존하고 가꿀 때 자신들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그 가치를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중동의 화약고인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전쟁을 보면 과연 종교전쟁이라고 말해야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그들의 문화에 대한 소유권 주장을 종교라는 이름으로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화와 문화재는 그 민족의 정신과도 같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는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며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도심 중심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고 주차장이 넓어진다고 해서 사람들이 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스토리가 있는 공간을 원하기 때문이며, 그 지역의 역사와 그네들만의 삶의 스토리 바로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당진시는 승리봉공원 조성으로 읍성 개발에 한 발자국 전진하려고 한다. 승리봉공원이 조성된다면 당진의 중심에 유적과 공원이 하나 되는 공간을 넘어 과거 당진의 지형과 읍성 밖 바다를 지키던 조상들의 모습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며, 충청도 내포지역의 바닷길을 통한 물류 중심의 도시였다는 당진의 진면모를 보여주어 당진의 정체성을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일부 흔적만 남아 있는 당진읍성을 보면서 당진의 역사와 삶의 스토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무한한 발전의 바탕을 가진 존재로 보인다. 복잡한 구도심의 중심에 있는 고즈넉한 성벽과 북문 쪽에 만들어질 성벽 공원을 생각하면 우리 당진의 오랜 역사 깊은 곳에 있는 당진의 삶이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문화재를 잃어버린 민족은 과거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승리봉공원을 중심으로 당진역사의 복원은 구도심의 재도약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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