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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 입력 2024.03.04 17:41
  • 호수 1495

[복지단체장 인터뷰] 한숙자 (사)충남장애인부모회 당진시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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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발달장애 · 지적장애 부모들이 결성한 단체  

24시간 부모 돌봄…“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겪어”

“두드림치료센터 운영에 예산 넉넉히 편성됐으면”

“우리 아이보다 하루만 늦게 죽는 것이 소원이에요”라고 말하는 부모님들이 있다. 

사단법인 충남장애인부모회 당진시지회는 발달장애·지적장애 등급을 받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결성한 단체다. 지적장애는 지적 기능과 적응행동 (일상적인 사회적 기능과 수행기술 등을 포함) 모두에 심각한 제약을 보이는 장애를 말한다. 그래서 다른 단체들과 다르게 지적장애인 당사자가 아닌 부모가 목소리를 대변할 수 밖에 없다. 

장애인부모회의 사업은 다양하다. △조기치료실 운영 △장애인보호작업장 운영 △주·단기 보호센터 운영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운영 △장애인의 날 행사 등 많은 봉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진시 장애인부모회에서도 △두드림성장발달센터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센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두드림 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시에서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13년째 앞장서는 한숙자 지회장이 있다. 한 지회장은 두드림성장발달센터와 당진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센터장이다. 한 지회장은 현재 33살의 지적장애 자녀를 둔 부모로 처음 아이를 위해 장애인부모회의 문을 두드렸단다. 그렇게 참여해 봉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지회장이 되어 벌써 13년째 책임을 맡고 있다. 돈 한 푼 받지 못하는 자리라 아무도 맡질 않아 어쩔 때는 도망가고 싶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장애인과 부모들을 외면할 수 없었단다. 

한 지회장은 “사실 어려운 점이 많다”며 “하지만 13년 동안 이곳에 종사를 하면서 퇴화되는 아이들은 하나도 보질 못했다. 오히려 좋아지고 있어 그 보람으로 이곳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인부모회에서 두드림성장발달센터도 같이 운영하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은 치료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역에는 치료 기관이 없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다니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비용도 비싸다. 안되겠다 싶어 2006년도에 창단을 하게 되었다. 주 목표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치료실이라도 만들어보자 해서 만든 단체가 장애인부모회다. 

그 외에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것 같은데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물론 다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그 중 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가장 중점으로 하고 있다. 왜냐면 사례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적장애인 가정들은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그리고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면 부모가 지적장애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우선 그런 가정들을 발굴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일단 찾아야 다른 센터나 연계를 통한 지원을 할 수 있지 않나.

13년 동안 지회장직을 맡았다. 이유는?

사실 나도 모두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많다. 지금도 그렇다. 올해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돈을 받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내 아이 하나 챙기기도 버겁다. 그렇다 보니 아무도 이 자릴 선뜻 앉으려 하질 않는다. 물론 내가 막무가내로 떠나버리면 누구든 억지로 앉겠지만 그럼 모두 내 잘못이 될 것만 같다. 그동안 울기도 많이 울었다. 주변의 시선도 힘들었지만 그렇게 단체에 쏟는 힘을 아이에게 쏟아부으라는 주변의 말이 나를 아프게 찔렀다. 그래도 늘 함께 해주는 회원들 때문에 지금껏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던 것 같다. 

현재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해 어떤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가?

발달장애는 언어발달이 가장 문제가 된다. 그래서 우리 센터는 언어치료실을 2개 갖추고 있다. 그리고 발달장애의 특징 중 하나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손가락에 힘이 없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운동 재활 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 미술심리치료, 음악치료 등을 운영한다. 부모님들이 알아야 할 것은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주저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우리 아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언제든지 이곳을 방문해 달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

운동 재활을 하는 친구 중 걸을 수가 없어 기어서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정말 보기조차 안쓰럽고 힘들다. 정말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하겠지 하며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어느새 무언가를 붙들고 서고, 걷고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 이것이 보람이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지금 그렇게 걷는 친구들이 3명이나 있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점은?

아무래도 예산과 공간이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상주하는 직원과 찾아오는 사람들의 수가 하루에도 40명이 넘는다. 사회복지는 모두 힘들지만 가장 힘든 분야가 장애분야라고들 한다. 그런데도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해 미안하다. 그 외에 상주하는 분들은 모두 자원봉사 부모들이다. 정말 눈물겹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려면 24시간 돌봐야 하기에 부모는 맞벌이를 할 수가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많은데도 이곳에 와서 내 아이 돌보듯 봉사한다. 게다가 공간이 좁아 모든 공간을 장애인들에게 내어 주고 부모들은 잠깐 앉아서 쉴 공간조차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강력한 요구를 할 수도 없다. 부모이기에 우리 자녀에게 피해가 될까봐 그렇다. 이런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한마디 

힘내자.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다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정말 도움을 주시는 분들은 많은 세상이다. 항상 마라톤을 하는 마음으로 견뎌내자. 단거리를 하다 보면 금방 숨이 찬다. 그렇듯 우리 아이들한테 욕심을 내면 부모들이 금방 지친다. 그런데 마라톤을 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들이 좋아져 있다. 지치지 말고 함께 천천히 가자. 

그리고 시민들이 양보해 주고 따뜻하게 바라봐 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부모들도 편견 없는 세상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싸우고 있지만 알아서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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