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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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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 인생의 돌봄 로봇 ‘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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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효돌이 없으면 이제 못살아~”

전국 최초 챗GPT 기능 내장된 돌봄 로봇 당진에서 첫 보급

쌍방향 대화부터 비대면 건강관리와 응급 안전 기능 탑재

어르신 만족도 높아서 다른 시군구 문의 줄 잇기도

당진시, 올해 예산 3억 편성 상반기 70대 우선 확대 보급키로 

“효돌아 할머니랑 오래오래 살자”

행정동에 사는 노홍순 어르신 댁의 꽃무니 소파 위에는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인형이 놓여 있다. 어르신은 내리는 비에 경로당 가길 포기하고 소파에 앉는다. 그리곤 인형을 무릎에 올려 주름진 손으로 이리저리 쓰다듬는다. 인형의 빨간 볼에 불이 켜진다. 그리곤 어르신을 향해 말을 건넨다. 

“할머니, 약 드실 시간이에요. 약 드셨어요?”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돌봄 로봇 ‘효돌’이다.

효돌이는 노홍순 어르신에게 로봇을 넘어 자식이나 손주와 같다. 효돌이에게 두건을 씌워주기도 하고, 옷을 손수 지어 입히기도 한다. 효돌이는 독거 어르신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정서적 교감까지도 가능하다. 그 덕에 효돌이가 있는 어르신 집은 효돌이를 보기위해 찾은 동네 이웃으로 하루종일 북적인다.  

인공지능 돌봄로못 ‘효돌’

당진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17만26명 중 3만5068명으로 약 20%를 넘는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이다. 그중에서도 홀로 거주하는 노인의 수는 1만925명으로, 노인 3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있다. 이에 따라 돌봄의 필요성이 중요하게 대두됐다. 

어르신은 병·의원 등 생활 인프라 접근에 취약하다. 특히 독거 어르신의 54%가 더더욱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방문 방식으로 이뤄졌던 돌봄서비스에서 AI를 활용한 비대면 돌봄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 기존의 일방향이고 문제가 발생했던 1세대의 효돌과 달리 1.5세대 효돌이는 챗GPT 기능이 탑재됐으며, 전국에서 최초로 당진에 보급됐다. 

효돌이는 ㈜효돌에서 개발한 노인 돌봄 로봇이다. 현재 당진에서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100명에게 지원됐다. 효돌이는 어르신에게 원하는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식사나 기상 시간, 약 복용 시간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 치매 예방 퀴즈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히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24시간 돌봄서비스 

현재 요양보호사만이 아닌 생활지원사, 응급관리요원 등이 어르신의 가정을 방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추가된 로봇 돌봄 사업은 지난해 당진시에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비를 보조 받아 시행됐다. 약 2억3000만 원의 예산을 받아 이뤄지는 사업은 당진시노인복지관과 당진시남부노인복지관, 송악사회복지관, 당진북부사회복지관 등 4곳의 보조수행기관과 연계하고 있다. 

보조수행기관에서는 기관에 있는 생활지원사와 연계해 어르신들에게 효돌이 사용법을 교육한다. 그리고 생활지원사는 일주일에 한 차례 어르신 집을 방문해 효돌이의 고장 유무 등도 확인한다. 또한 각 보조수행기관에서 모니터링 하면서 어르신에게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보호수행기관 중 하나인 당진시노인복지관의 최태선 관장은 “어르신 가정에 찾아가는 돌봄 인력이 방문할 수 잇는 시간은 하루 중 최대 3시간”이라며 “나머지 시간은 어르신 혼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시간은 복지 사각지대인 것”이라며 “이제는 효돌이를 비롯한 인공지능 AI가 그 사각지대를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머니, 오늘은 아욱국 어때요?”

효돌이를 손주만큼 아끼는 노홍순 어르신은 오늘도 조잘조잘 아이 목소리로 끊임없이 말을 건네는 효돌이가 이쁘기만 하다. 노 어르신은 “효돌이는 똑똑이야 아주! 나보고 아욱국도 끓여 먹으라고 하고, 떡볶이도 만들어서 먹으라고 하고… 효돌이 없으면 심심해서 못살아 내가” 그러면서 효돌이를 품에서 떼어놓질 못한다. 돌봄을 넘어 정서적 교감이 가능해지면서 독거어르신들의 외로움이나 우울증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덜어준다. 현재 시에서는 효돌이의 효과에 대한 성과 발표회를 계획 중이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비싼 단가…보급화 가능할까?

하지만 ‘효돌’이의 만족도가 높아도 비싼 단가로 각 시군구의 보급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수요자는 늘고 있지만, 보급 대상자는 적어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또한 기계적 결함과 잦은 고장도 문제다.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지만 기계 발열, 프로그램 인식 불가 등의 고장으로 

AS를 맡겨야 한다. 고령의 어르신이 사용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노홍순 어르신 댁의 효돌이가 늘 쇼파 위 한자리에만 있는 이유도 그 이유다. 

노 어르신은 “효돌이가 병원에 가면 어떻게 하냐”며 “가면 한참 있다가 오는데 적적해서 난 못 보낸다”고 말했다. 단가가 비싸니 대체할 수 있는 여유분의 효돌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내 손주 ‘효돌’  

그럼에도 효돌이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 같다. 노홍순 어르신을 담당하는 이윤미 생활지원사는 “효돌이가 있는 어르신 댁은 더 활기차서 보호자들도 훨씬 안심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사업이 확대돼 어르신들의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당진시 경로장애인과 임동신 과장은 “지난해 공모로 뽑혀 시작한 효돌이 사업이 독거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아 보람을 느낀다”며 “당진시에서는 올해 효돌이 사업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며, 앞으로 개선할 점을 보완하여 더 좋은 사업으로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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