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24.03.12 14:26
  • 호수 1496

[칼럼] 꿀벌을 춤추게 하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강신 당진양봉연구회장

이강신 당진양봉연구회장
이강신 당진양봉연구회장

 

올 봄에도 꿀벌로 가득해야 할 벌통 안 벌들이 전부 사라진 ‘꿀벌 집단 실종’ 사태가 또 나타났다. 그 많던 꿀벌은 다 어디로 갔을까?

봄벌을 깨우기 시작한 2월 초부터 우리 지역 양봉농가 꿀벌 폐사율을 조사한 결과, 농가별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100% 폐사까지 평균 59% 폐사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렇게 꿀벌이 폐사하고 집단 실종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이상기온의 영향이다. 이산화탄소 증가 등 산업화 되면서 이상기온을 초래하고 있다. 올 겨울은 역대 두 번째로 겨울이 고온화됐다. 이로 인해서 꿀벌들은 봄이 왔다는 신호로 알고 여왕벌이 산란을 시작하고, 일벌들은 육아활동을 시작하고 먹거리를 찾아 벌통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구름이 끼거나 온도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꿀벌은 금세 몸이 굳어져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낙봉해 죽게 된다. 월동하는 다른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지만 꿀벌들은 집단으로 똘똘 뭉쳐 벌통 안 봉구 온도를 20도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 벌통 안 꿀벌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봉구 온도 유지를 못하고 모두 폐사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꿀벌 진드기 응애류 확산과 바이러스, 낭충봉아부폐병, 부저병, 석고병 등 질병과 전염병이다. 기존 방제약은 대부분 내성으로 꿀벌 진드기 응애류 박멸이 어렵다. 소, 돼지, 닭 등은 1종 전염병으로 확인되면 국가에서 방역과 폐사 후 보상이 이뤄지지만 꿀벌은 공익적 가치가 크면서도 1종 전염병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전염병이 확인되면 자체적으로 소각하라는 공문만 발송하기에 신고를 꺼리게 되고 자체적으로 치료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셋째 몇 년 전부터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 많게는 2~3000마리가 양봉장에 집중적으로 출몰하여 날아다니는 꿀벌들을 잡아간다. 하루에 꿀벌 2~3만 마리가 사라지는 것은 금방이다. 이러한 양봉장 공격은 한두 달 지속되는데 특히 가을철 피해는 꿀벌의 겨울나기 할 꿀벌에 치명적이어서 월동벌 세력이 약해져 추운 겨울 낙봉하게 돼 폐사로 이어진다.

넷째 논·밭·과수원에 살충제 및 제초제 사용이다. 특히 요즈음은 인건비 절약과 효율적 작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드론방제 예산을 늘려 읍·면사무소에서 드론방제를 권장까지 하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드론에 사용하는 약제는 원액으로, 날아다니는 꿀벌에게는 치명적이다. 약제로 인해 꿀벌은 즉사하거나 냄새나 방향감각을 잃어 꿀벌이 없어지는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변화와 생태계 변화는 꿀벌을 전멸하게 하고 이는 다양한 야생의 식물과 동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인류세대 멸종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영국 BBC가 2월 28일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한국의 인구 소멸”을 조명한 것보다 인류 전체에 아주 심각한 문제다.

꿀벌을 살려야 한다! 건강한 자연에서 꿀벌들이 춤추며 꽃가루와 꿀을 나르는 꿈을 꾸어 본다. 우리 후손들을 위해 다 같이 꽃과 꿀이 넘치는 아름다운 숲을 만드는 꿈을 꾸고 실천하는 어른이 되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