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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4.03.15 19:52
  • 수정 2024.03.20 09:07
  • 호수 1497

악상 끊고자 시작한 ‘장승제’…올해도 무병장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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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장승 설치하고 두 번 제 올려
면천면 대치리…전 주민 모여 화합의 시간

지난 10일 면천면 대치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며 장승제를 개최했다.
지난 10일 면천면 대치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며 장승제를 개최했다.

 

한동안 면천면 대치리에서는 젊은 사람이 자꾸만 죽는 악상(惡喪)이 끊이지 않았다. 마을의 액운을 끊고자 주민들은 장승을 세우고 제를 올리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이후로는 악상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장승제가 수십 년을 이어오며 주민의 무병장수와 마을의 안녕을 빌고 있다.

지난 10일, 음력 2월 초하루 아침 일찍부터 주민들이 마을회관으로 모여들었다. 부녀회원들은 전을 부치며 음식을 준비하고, 남성 어르신들은 제를 지내기 위해 옷 매무새를 정갈하게 다듬었다. 

 

대치리로 들어오는 입구가 2곳이라, 장승제도 2번 진행된다. 먼저 서산에서 들어오는 입구에 세워진 장승에서 제를 지냈다. 올해에는 김명식 노인회장을 비롯해 나성찬, 이재섭, 홍대선 노인회원이 제관을 맡았으며, 김필회 이장도 제관으로 함께 참여했다. 축문을 읊고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맡은 어르신들이 술잔을 올렸다. 면천에서 들어오는 입구에 세워진 장승에서도 똑같이 장승제를 지냈고, 이때에는 마을 주민들이 더 많이 모여 함께 예를 차렸다. 이날 조한복 새마을지도자도 장승제 준비를 도왔다.

 

장승이 세워진 자리에는 나무 장승과 석장승이 있다. 오래전 마을에서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한 쌍의 나무 장승을 세웠고, 석장승을 다시 세웠는데 이와 함께 마을의 장승제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장승 옆 비석에 쓰인 장승건립기(2012년 9월)에 따르면 ‘마을에 액운이 찾아 들어 악상이 줄지어 나고 … 2000년 2월에 전 주민의 뜻을 모아 마을 양 입구에 장승을 세우고 음2월 1일에 주민의 무병장수와 안녕과 주민간의 화합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오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비석 제작자에 대한 기록도 있는데, 노인회장 홍사엽 옹의 출연금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김명식 노인회장은 “예전에는 농악도 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하지 않는다”며 “장승제는 매년 2월 초하루에 제를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은 머슴 생일날이라고도 하는데, 이날까지 머슴이 놀고 그다음부터는 일하는 것이라 이때 지내왔다”고 전했다. 김필회 이장은 “코로나19 때에도 인원을 줄여서 장승제를 지냈다”면서 “코로나19 때는 더욱 주민들의 무병장수와 마을의 평안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두 번의 장승제가 끝나면 주민들은 남은 제수와 제주를 음복하고 마을회관에서는 모든 주민들과 함께 식사를 나눠 먹었다. 음식은 부녀회(회장 이복희)가 준비했다.

김명식 노인회장과 김필회 이장은 “대치리 마을에는 110가구, 200명이 살고 있다”면서 “장승제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할 뿐만 아니라 마을 전 주민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대치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어르신들.
대치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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