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대(webmaster@djtimes.co.kr)
1980년 3월. 나는 시골에 사는 이쁜 색시에게로 늦장가를 갔다. 어찌어찌 서른 나이를 꼴딱 넘겼지만 그래도 3월 좋은날에 나는 청양군 청양읍 형산리에 사는 신부를 맞기 위해 친구들인 함진아비들과 늠름하고 씩씩하게 청양고을을 횡단하고 있다. 신부집 마당에 초례청을 차리고 구식결혼식을 올렸다. 이쁜 색시는 이때 스물 셋. 꽃다운 나이였던 아내 이경숙은 22년이 흐르는 사이에 40중반의 나이가 됐고 나에게도 이날은 아득한 추억이 되었다. 정주(22)·선화(20) 두 딸과 내 나이 마흔넷에 낳은 막내 신우녀석과 오붓하게 살고 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각시를 만나고 싶은데 각시는 싫단다. 어쨌든 남은 세월 원없이 잘 살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