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책소개
  • 입력 2002.03.15 00:00
  • 수정 2017.08.10 17:22
  • 호수 410

합덕우체국 오연정 씨가 추천하는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담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은이 / 또하나의 문화동인들
출 판 / 또하나의 문화
가 격 / 8,000원

오연정
-합덕우체국 근무
-당진읍 원당리 청구아파트

흔히들 “결혼”이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고들 말한다. 언뜻 이 말에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지만 이 말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는 것 같다.
결혼을 앞둔 사람이나, 결혼 속에서 적든 많든 시간을 유지한 사람이나, 이미 결혼에서 빠져나간 사람이나, 결혼에 대해 불합리하며 자신과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려 결혼 밖에 있고자 결정한 사람들 대부분이 결혼에서 파생된 관계나 부차적인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 보았겠지만 우리 시대에 이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우리들의 결혼제도에 대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글들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인류학이나 사회학적 측면에서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연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현실 속에서 직면하는 문제나 갈등해결에 도움은 안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 나오는 단편적인 결혼의 모습들이 그다지 현실적인 것도 아닌 것 같고...
이 책은 내가 결혼을 앞둔 1996년에 읽었던 책이다. 기본적 애정을 바탕으로 삶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합의한 두사람이 동지적, 동반자적 관계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교류하며 각자의 인생완성에 힘이 되어주는 것이 결혼이라 정의했던 것이 얼마나 피상적이며 어리석었던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결혼이라는 것은 결코 두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아주 견고한 제도이며 이로 인해서 파생되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얼마나 많으며 많은 사람들이 많은 세월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 불합리가 얼마나 많은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함께 결혼을 약속하고 계획했던 사람에게도 이 책을 꼭 읽고 토론할 것을 제안했었다. 결혼 7년차, 더이상 아무도 나를 결혼 새내기나 새댁이라고 불러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결혼 속에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여섯살이 되어 나를 엄마라고 부르며 갖가지 책임을 강요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이 결혼이라는 것이 낯설고 어설프기만 하다. 물론 내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많은 부분 불합리와 타협하고 합의하며 포기하고 참아내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결혼이라는 것이 아무리 사회제도라 하더라도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기에 선택에 대한 책임도 있고 그로 인하여 파생된 문제들이 있기에 합리적이고 모범적인 모습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결혼을 앞둔 후배들에게나 별다른 고민없이 결혼생활에 안주하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면 아직까지도 이 책을 꼭 권한다.
이 책은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1(안에서) designtimesp=10483>와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2(밖에서) designtimesp=10484> 두권으로 이루어졌다. 첫번째 책은 주로 결혼이라는 제도를 선택한 이들이 쓴 글로써 결혼의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고, 두번째 책은 결혼이라는 제도 밖에서 결혼을 좀더 포괄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여 관계의 미학으로 끌어가려고 하는 세대의 글들을 싣고 있다.
서로가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는 다양한 집단들간의 차이, 곧 취업주부와 전업주부의 차이, 성향의 차이, 그리고 세대간의 경험의 차이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결혼에 대한 고민이 결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여자와 남자 모두 갈등하는 문제이며 함께 해결하고 풀어갈 과제라는 것을 남자들의 글에서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펴낸 동인들은 지금의 결혼은 ‘하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좋은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결혼제도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제도로서 더이상 피상적이고 상투적인 각본 속에서 머무르지 말자고 한다.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는 성과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살고 싶은 일상생활과 자신이 맺고 싶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결혼은, 그리고 삶은 우리 각자가 자신이 선 자리에서 만들어갈 예술이라며…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