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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1996.09.02 00:00

대기업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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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꽈리고추 가공사업 ‘난항’

- 2년전 의욕있게 뛰어들어 가공식품개발
- 막상 대기업 덤벼들 경우 대책없어 주춤한 상태

시장점유율 60%를 자랑하는 당진군 꽈리고추가 가공식품으로 개발돼 온국민의 식탁에 오르길 기다리고 있으나 판매망 확보문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은 지난 94년 꽈리고추를 확고한 지역특화사업으로 육성하고 1천2백20 농가에 이르는 해당 농가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의욕적으로 ‘꽈리고추 가공식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군은 그해 5월 1천5백만원의 비용으로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주어 꽈리고추를 이용한 식품개발에 들어갔으며 9월에는 드디어 ‘꽈리고추 쇠고기조림’과 ‘꽈리고추 멸치조림’등 캔제품을 개발, 시식회를 갖는등 이 사업은 한때 활발한 진전을 보였다.
군은 당시 레저산업의 발달과 맞벌이 부부 증가추세에 비추어 가공식품 개발사업이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고 보고 이 상품의 포장재 개발에도 별도의 용역을 주는 한편 5억의 국고보조를 신청, 군내에 꽈리고추 가공공장시설까지 갖추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와함께 군은 양질의 꽈리고추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재배시설의 현대화 사업도 병행해 추진하기 시작했다. 또 당시만 해도 이 사업에 대한 각 농협의 호응도 좋아서 식품개발 용역비등에 1백만원씩 선뜻 내놓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사업은 본격적인 공장설치계획단계로 넘어가면서 ‘어느 정도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느냐’ ‘과연 전국판매망 확보로 수익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에 맞닥뜨려 결국 지금까지 더이상의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서인 산업과에서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여기서 한발 더나아가 뻔히 예상되는 대기업의 돌진에 맞서 계속적인 판매망 유지확보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한 예로 산업과에서는 대구능금조합에서 획기적으로 개발·시판하기 시작했던 ‘대구능금쥬스’가 롯데, 해태등 대기업의 후속개발경쟁에 시장을 빼앗겨 결국 명맥을 유지하기도 어렵게 된 상황을 들고 있다.
최근 강원도 청평농협의 당귀음료와 청양의 구기자 가공산업 역시 대기업에 한참 떨어지는 생산 및 판매전략의 원시성으로 시장진출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식품개발특허를 내면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특허를 내어 정식으로 대외에 고시하는 일은 대기업의 유사품 개발을 더욱 재촉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협력기관인 각 농협들이 최근 금리인하와 채산성 약화, 합병론등으로 여유가 없어 이 사업은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주춤해있다.
현재 군에서는 ‘주문제생산’이나 ‘제3섹타개발방식’ ‘브랜드 도입방식’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며 어떻게 해서든 이 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시장구조상의 문제는 해결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동안 보건사회부가 관장해오다 ‘농외소득증대’라는 측면에서 농산부로 이관된 이 '농산물가공산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보호육성책과 맞물려 이 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잠식을 막을 수 있는 특별조치가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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