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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렇게 곱던 때도 있었을까? - 구본기(순성면 봉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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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기   / 순성면 봉소리, 합덕대건노인대학 2학년

40여 년 전의 내(아래사진) 모습은 말 그대로 어여쁜 새색시다. 결혼하고 두 달 남짓 지났을 때 인천 송도에 나들이를 갔다가 남편이 찍어준 사진이다.
남편과 나의 고향은 이북 황해도다. 1·4후퇴 때 열 여섯 살의 나이로 아버지 손을 잡고 남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스무 살 무렵 남편과 중매로 인연이 닿아 결혼했다. 3·8선이 그어질 줄 모르고 북에 두고 온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지금 어머니는 어디에 묻혀 계실 것이며, 그 무덤 가에는 어떤 꽃이 피어있을는지...
모든 것을 허물어뜨렸던 전쟁. 그 시절엔 피난온 사람이나 남에서 계속 살고 있던 사람이나 어렵기는 매한가지였다. 그 와중에도 2남3녀를 둔 것은 하늘의 축복이다(왼쪽 위사진). 인천에서 살다가 당진으로 내려온 것은 1986년, 미군 P.X부대에 다니던 남편이 정년퇴임한 직후였다. 지금 남편은 막내아들과 함께 ‘원목장’을 경영하며 젓소 4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둘째딸의 권유로 순성농협의 주부대학에 다녀 2기로 졸업했다. 딸이 1기졸업생이니 굳이 따지자면 딸이 선배인 셈이다(왼쪽 아래사진).
40여년전의 내 모습과 최근의 내 모습. 곱게 늙고 싶은 욕심만 있을 뿐 해마다 틀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늙을수록 젊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합덕대건노인대학에 입학했고 지금 2학년에 재학중이다. 어느새 내 나이도 칠십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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