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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2.07.25 00:00
  • 수정 2017.08.16 10:24
  • 호수 429

조병훈 한국동서발전(주) 조병훈 씨가 추천하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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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류시화 / 출판사:열림원 / 5,000원

나에게 3~4월은 지독히도 외롭고,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다.
한번쯤은 나도 변함없는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엿보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휴가 아닌 휴가를 서른하고도 여덟일을, 그렇게도 갈구하던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었는데 왜 그리 가슴은 돌덩이에 눌린 듯 답답하기만 했을까.
정리되지 않는 잡념들로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던 어느 날 오후, 쉴새없이 오가는 행인들의 무리에 휩쓸려 방향 없는 발걸음을 하다 무심히 들른 유독히 냄새가 많이 나던 서점 여기저기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 생각없이 나의 손을 스쳐지나가던 책들중 무심히 읽혀내려 가고 있던 책, 바로 류시화님의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었다.
두해전 베스트셀러라 해 좀처럼 서점에 출입을 않던 나에게 지갑속을 비우게 했던 그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감상했기에 그리 낯설은 시인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때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때였었나 보다.
한없이 쏟아지는 그의 창작에 넋을 잃고 읽어 내려갔던 그의 시집..... 시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물의 변화에 도취되었었는데.....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나에게 다시 찾아온 그의 시는 나를 더욱 혼란의 미로속으로 끌어가고 있었다.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지갑을 비우고 걸어 나온 거리, 좀전과 하나도 변함 없이 쏟아지는 군상들의 바쁜 걸음.....
그렇게 반도 안되는 페이지를 넘기고 잊혀졌던 시집.
어느 일요일 한가한 오전, 집사람과 아이들 모두 교회에 가고 혼자 리모콘과 씨름하던 중 거실에 굴러다니던 그의 시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의 손에서 울어대던 리모콘은 드디어 그 시집에 의해 해방되고 그때 감상하지 못했던 반쪽의 분량을 다시 읽어 내려갔다. 아무 생각없이 몇 구절 읽어 내려가던중 교회에서 돌아온 아이들의 초인종 소리에 깜짝 놀라 쳐다본 시집, 어느새 반쪽을 다 읽고 그전에 읽었던 부분을 다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그의 시집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한가지 추천하고 싶다. 시는 한번으로는 그의 속내를 알 수 없다. 반드시 두 번 이상은 보아야 진정한 시의 맛을 음미 할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삼복더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줄줄이 흘러 내리는 땀방울에 짜증내지 마시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 돗자리 깔고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한번 잡아보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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