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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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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을 키우던 돌담길 꿈에서 다시 가볼까 - 이인학(당진읍 읍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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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시려워도 우리들의 옷을 빨아주시며 함박웃음을 지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아름다운 시절, 지금처럼 세탁기도 없었던 때 그래도 일생 중 가장 행복하고 좋았던 시절이었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손가락을 호호 불며 눈사람을 만들고 곰돌이 닮았다며 사진을 찍어달라던 녀석들의 빨간 두 볼은 난로 불에 달구어진 무쇠 모양이었다. 세월이 빠르다더니 어느새 장성하여 제대를 하고 딸 녀석도 대학졸업을 1년 남겨두고 있으니 이제 나도 머리가 반백이 되었으나 동심의 세계가 그립기만 하다.

돌담이긴 하지만 화강암이 아니라 잡석으로 쌓아서 만든 담이었다. 비나 눈이 많이 오나 우리들을 기다려주던 곳. 한 이십삼년 전 쯤 그런 돌담들로 이루어져 있던 계룡산 밑자락 계룡면 죽곡리에 매미 우는 여름날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어릴 적에 뛰어 놀던 그 돌담길을 걸었었다.
초가집으로 이루어져 정감있던 마을은 60년대 서슬 퍼렇던 새마을 깃발의 힘에 짓밟혀 지붕만 슬레이트로 “개량”한 새마을이 되어 버렸다. 이젠 민속촌 말고는 어디서도 다시 그런 집과 마을은 볼 수 없다. 두어 채의 초가가 있는 작은 동네 앞의 시냇가에서 빨래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왠지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어린 시절 농촌의 돌담에서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돌담길. 한적한 시골의 골목에서나 마주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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