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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2.10.12 00:00
  • 수정 2017.08.16 10:13
  • 호수 438

임광빈 과학교사가 추천하는 <칼의 노래>
이순신의 행적과 심경 그리고 어록을 기록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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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


「칼의 노래」

지은이 / 김 훈
펴낸곳 / 생각의나무

임광빈 / 당진고등학교 과학교사


도서실 서고에 꽂혀있는 김훈의 ‘칼의 노래’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무심코 꺼내보니 겉표지에 ‘이순신-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라는 문구가 내 호기심을 자극해 읽어보기로 하고 대출을 하였다.
요즘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을 사람이 많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읽고 싶었다.
첫 소제목이 ‘칼의 울음’으로 혹시 처음부터 끝까지 요즘 유행하는 조폭영화에서 찌르고 죽이고 하는 내용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느껴졌으나 그것은 곧 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차분한 문구로 이순신의 행적과 심경 그리고 어록을 기록했는데 이순신의 끊임없는 번민이 작가의 부드러운 문장을 통해 전이되었다.
일제의 노략질과 침략이 빈번하는 난세에 잘못없이 의금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면서도 임금에 대한 연민에 가까운 충성과 죽음을 각오한 애국심을 끝까지 간직하고 있었다는 점이 요즘처럼 자기밖에 모르고 잘못된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시대에 우리들에게 각성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
열악한 군사력으로 남해바다를 가득 채운 적들과 대적했을 때 그 심경이 어떠했을까. 사상 유례없는 대승을 거두어 신화적 존재로 남아 영웅으로 추대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전승이었다면 교만해질만도 할텐데 그의 검명에는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라는 소박한 글귀가 그의 성품을 느끼게 한다.
가장으로서 가족에 대한 근심과 삼도수군통제사로서 눈앞의 적들이나 당파 논리에 휩쓸려 조국에 의해 죽음을 당할 수 있다는 당위성 있는 절망감 속에서 자연사하기만 바랐던 그의 열망이 칼의 노래를 통해 은은하게 들려오고, 그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를 외적이 감히 넘보지 못할 정도로 강건한 나라가 되게 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이 소설 전편에 도도하게 흐르는 부드러운 문장과 수려한 표현이 긴장감을 더욱 유지시키고 손에서 소설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이유로, 책을 읽는 동안 나만의 세계에 침잠할 수 있어 잠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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