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면 천의리 류명곤(51)씨의 1남 3녀 중 셋째인 류미선 양은 2월 12일 당진정보고를 졸업했다. 하지만 류 양은 졸업식 몇 달 전부터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28일 취업실습생으로 면천의 (주)우신공업에 입사했기 때문이다. “처음 하는 일이라 많이 서툴러요. 그러다 보니 일이 자꾸 밀리고요. 안 그래도 월초라 정리할 게 많은데 밀린 일 때문에 집에 맨날 늦게 들어가요.” 지금 류 양이 맡은 일은 구매팀의 경리부와 각종 서류담당이다. 얼마 전까지 같이 일하던 직원이 그만둬서 류 양의 일이 더욱 많아졌다. 둘이서 하던 일을 혼자서도 잘 할 수 있게 되려면 좀더 경험이 쌓여야 된단다. “졸업해도 여기서 계속 일할 거예요. 힘든 것도 많지만 재미있으니까요. 대신 우리 아버지가 애먹으시죠. 늦게 가는 날이면 매일 저 데리러 오시니까요. 앞으로의 소망이요? 지금은 단지 제가 맡은 일을 다른 사람들만큼만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일을 못하면 다른 분들까지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자신의 일은 자신이 책임지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서툰 일이나마 열심히 하는 류 양의 모습은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