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면 갈산리 들판에서 모내기를 하다 논두렁 흙길 바닥에 모여앉아 점심을 들고 있는 호필수(78), 호병희(56), 조기자(52) 가족.
생전 처음보는 이에게도 밖에서 먹는 들밥이 맛있다며 한 술 뜨라고 권하는 모습에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넉넉한 농촌의 인심이 묻어나온다.
빌려서 짓는 논까지 모두 70마지기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는 호병희씨는 힘들어도 자식들 바라보면 힘이 난다고 한다.
“보람이야 딴게 뭐 있나. 이렇게 농사지어서 자식들 키우고 가르치는 거지. 자식 넷 다 대학보낸게 보람이지. 그중 둘은 아직도 대학 다니고 있어.”
호필수 할아버지는 평소엔 허리가 아파서 일을 못하는데 모낼 때는 너무 바빠서 조금이라도 거들어 주러 나왔다고.
김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