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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전국소년체전 투포환 금메달 합덕초 6학년 김현배

▲ 김현배군과 아버지 김봉현씨

1983년 제1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에 출전한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당진군에 ‘금’ 소식이 들린 건, 20년만인 2003년 제3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였다. 투포환 종목에 출전한 합덕초 김현배(13)군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현배와의 만남
야외에서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까무잡잡한 피부의 건장한 소년 현배와 마주앉았다.
“금메달을 땄는데, 기분이 어떠니?”
“좋아요…”
“연습할 때 힘들진 않았니?”
“힘들었어요…”
현배는 참 말이 없는 수줍은 13살 소년이었다. 어린 마음에 금메달을 딴 것을 자랑할 만도 한데 호들갑스럽지도 않고,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너무 쑥스럽다고 눈을 질끈 감으며 웃어 보인다.
그 나이 또래 친구들처럼 집에 가면 컴퓨터 게임을 즐겨하고, 친구들하고 뒹굴며 놀기도 하는 현배. 그러나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등교해 조깅을 하고, 방과후에도 학교에 남아 운동연습 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운동을 시작해 10개월만에 전국의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현배의 이 꾸준함이 한 몫 했다.
“현배한테는 순박함이 그대로 묻어나요. 꾀도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죠. 하나를 알려주면 바로 응용을 해서 10개를 안다니 까요.”
현배가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같이해 온 유인애 코치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인재 찾아낸 교장선생님
현배가 지난해 투포환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합덕초 신현문 교장이 흙 속의 진주, 현배를 발견해냈기 때문이다.
“저희 학교가 충남교육청 지정 육상거점학교입니다. 육상 담당 코치도 전문적으로 있고, 이 근방 학교에서 육상을 하는 아이들은 저희 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있어요.”
젊은 시절 농구와 테니스 등 운동선수로 활약했던 합덕초 신현문 교장은 선수발굴과 연습을 통한 스포츠의 대중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현배의 체격 조건을 보고 투포환 선수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매일 연습이 끝나면 현배의 기록을 꼼꼼히 체크했다는 신 교장은 방학을 이용한 전지훈련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집에서 현배는,
“운동회 때 달리기를 하면 아내와 같이 ‘현배 굴러오는 것 좀 봐라’라며 우스개 소리를 했는데, 이제는 저렇게 잘 달립니다.”
현배가 몸풀기로 운동장을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현배 아버지 김봉현(37)씨는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현배가 뜨거운 햇볕아래서 다리를 쭉쭉 벌려가며 트랙을 도는 모습은 이제 ‘굴러가는’ 것이 아닌 ‘날아가는’ 듯 보였다.
“처음에는 현배가 뚱뚱해서 살 좀 빼라고 운동을 시켰어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께서 투포환을 시키시겠다면서 여기저기 대회에도 데리고 다니시고, 방학 때 훈련도 시켜주시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경기에 따라가 봤더니 녀석이 잘 던지더라고요.”
아버지 김봉현씨는 집에서는 순둥이처럼 얌전한 현배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떨지 않고 실력 발휘를 해줘서 여간 대견스럽지 않다.

‘올림픽 금메달은 내 것’
“운동을 하기 전에 구체적인 꿈이 있었던 게 아니라 운동을 하면서 꿈을 정했어요. 계속 운동을 해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말을 아끼던 현배가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소신 있게 말하며 “훈련은 힘들지만 재미있어요.”라고 운동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전국소년체전 투포환 금메달리스트 현배. 올림픽 시상식장에서 얼굴 가득 잔잔한 미소가 번지는 현배의 모습을 그려본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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