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사진은 칼라사진이 처음 나올 쯤 찍은 사진이다. 남들보다 유독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 때부터 사진의 길에 들어섰다. 고등학교 취업반 시절 사진현상 기술을 배울 때 대전역에서 찍은 사진이다. 두번째 사진은 속리산 법주사에서 찍은 사진. 제대 후 사진을 찍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다. 세번째 사진은 무주 구천동 정상쯤에서 잠시 쉴 때 찍은 사진이다. 이 머리는 파마를 하거나 가발을 쓴 것이 아니다. 도끼빗으로 사르르 빗어내린 자연 그대로의 내 머리다. 이 때만 해도 장발단속이 심했지만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했기 때문에 단속을 피할 수 있었다. 한번은 대전역에서 단속에 걸렸는데 경찰이 영어로 외국인이 아니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특별한 사람이 만져준 머리’라고 얼버무려 위기를 모면했다. 지금도 이 때 생각을 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젊은 시절의 노력으로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사랑스런 가족들이 있어 내 사진인생은 더욱 행복하다. 마지막 사진은 2년 전, 에버랜드에서 아내와 딸 지현, 아들 수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