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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3.11.04 00:00
  • 수정 2017.08.16 15:24
  • 호수 489

당진문화의집 김태숙 사무국장이 추천하는 <아담을 기다리며> 태어남과 다시태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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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과 다시 태어남”

그리고 일상의 신비에 관한 특별한 고백



김 태 숙
당진문화의집 사무국장
본지 편집위원




·지은이 : 마사 베크
·출판사 : 녹색평론사
·가 격 : 10,000원



이 책은 아담이라는 ‘특별한’ 아기의 잉태와 탄생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지녔던 세계관과 가치관, 진리관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어느 하버드 대학원생 부부의 충격적이고도 아름다운 고백이다.
유능함과 영예, 주위의 선망이라는 세속의 가치를 대표하는 하버드에서, 여성 베크는 박사학위라는 거의 마지막 관문을 코앞에 두고 있던 시점에서 그곳 하버드 사람들이 “치명적인 문맹” 또는 “어리석은 퇴보”라고 불러 마땅한 두 번째 임신을 하게 된다. 그때까지 세계의 모범생인 하버드 그룹에서 최상위 모범적인 코스를 달려온 베크 부부에게 역시도 그것은 원하지 않았던 바였고, 우려했던 대로 그들 가족의 삶은 당황스럽고, 빠르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무너져 내린다. 더구나 임신한 아기가 다운증후군을 가진 장애아임을 알게된 베크 부부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파괴되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명석한 베크는 이 대열에서의 낙오와 이기적인 지적 엘리트들이 주는 모멸 속에서 오히려 잃어버렸던 감수성과 눈물과 생명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되찾아 가게 된다. 지금까지 자신과 하버드 사람들이 좇아온 가치가 사실은 무가치이고 그들이 자랑하는 지성이 사실은 우주와 생명에 대한 무지의 소산임을 깨달아 간다.
그들은 이 특별한 아기의 잉태와 탄생으로 삶의 속도를 늦추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작은 것들’ 속에 아름다움과 진리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롭고 풍부한 내면적 행복의 세계를 향해 열리게 된 것이다.
‘플라톤 이후의 수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존재의 비밀을 캐기 위해 탐구를 계속해 왔지만 그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비밀은 존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베크의 말이 너무 인상적이다.
이 책은 서구적인 지성을 대표하는 하버드그룹에서 발생한 (동양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체험을 그림으로써 진리의 초월성, 혹은 그 향기의 초월성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일 자체가 뼈저리게 아름다운 자각의 체험이다. 더군다나 저자의 필력은 훌륭한 소설가의 그것보다 더욱 탁월하고 비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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