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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전차의 무한궤도보다 빨리 흘러 - 양영진(쌍용화재해상보험 당진영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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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쯤 되었을까? 첫번째 사진은 지금의 향교 근처에서 찍은 사진이다. 소품으로 호랑이 모형을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던 사진사가 있었다. 소문에는 그 사진사가 호랑이 안에 수상한 물건을 숨기고 다니는 간첩이라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그 소문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용감히 호랑이 위에 올라선 나, 그러나 지금 봐도 가지런히 잘린 바가지 머리가 좀 쑥쓰럽기는 하다.
두번째 사진은 갓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말끔히 교복을 차려입고 모자까지 눌러쓴 모습이 제법 어엿해 보이기도 한다.
77년도 어렸을 적 간첩도 무서워하지 않던 용기로 군에 입대했다. 2군단 1전차대대 1중대 1소대 소속, 47전차 1호차를 몰고 다니는 거칠 것 없는 사나이로 군생활을 했었다. 세번째 사진은 전차 앞에서 노광호 일병과 찍은 사진이다.
동그란 사진은 3년전 쯤 홍성에 있는 용봉산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이다. 깜찍하게 모자를 눌러 쓴 성민이와 애교덩어리 윤정이는 내가 힘들 때마다 용기를 주는 화수분같은 보물이다.
세월은 전차의 무한궤도보다도 빨리 흘러 결혼을 하게 되었고 슬하에 딸(양윤정, 16)과 아들(양성민, 12)을 두었다. 마지막 사진은 91년도부터 난지도에서 여객선을 운항할 때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실로 전차에서 여객선까지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파란만장한 인생이다.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우리 네 식구가 모처럼 찍은 가족사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내(이태주, 45)와 두 아이들은 언제까지나 행복하기를 기도해 본다.

양 영 진(48)
쌍용화재해상보험 당진영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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