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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4.03.07 00:00
  • 수정 2017.08.16 10:48
  • 호수 505

호서고 구자경 교사가 추천하는 <동양철학 에세이>
허위에 대한 비판과 평등의식이 드러나는 철학의 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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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에세이
쭣지은이 : 김교빈, 이현구
쭣출판사 : 도서출판 동녘
쭣가 격 : 7,000원

구 자 경
호서고 교사


1998학년 명문 S대학의 논술고사 제시문으로 나와 유명세를 떨쳤고, 덕분에 이제는 대학입학 수험생이라면 한 번쯤은 반드시 읽고 가야 할 필독서로 이름값을 하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는 굳이 수험생 필독서로서가 아니라 동양철학에 대한 오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오해를 풀고자 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동양철학이라면 도시 외곽의 허름한 건물에 ‘철학원’이나 ‘작명소’의 간판을 생각한다. 또 ‘도(道)’나 ‘기(氣)’라는 단어와도 그리 낯설지 않게 결부시킨다. 동양철학을 어렵고 고리타분한 학문이나 신비한 것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이유의 단면이리라.
대학원 시절 철학을 처음 접한 나 역시 동양철학은 그리 달갑지 않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제자백가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요, 한자투성이의 원서를 읽는 어려움은 동양철학을 더욱 멀게 만 느껴지게 했다. 그러던 중 지은이 중 한 분인 김교빈 교수님의 소개로 알게 된 이 책은 동양철학에 대한 지금까지의 편견을 말끔하게 씻어주었다.
공자로부터 노자, 묵자, 장자, 맹자, 순자, 법가, 명가, 주역에 이르기까지 도덕, 윤리 교과서에서 배웠던 단편적 지식보다는 제자백가의 배경과 뒷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편안하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대한 성인 ‘공자’가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가축을 돌보는 일이나 창고에서 출납을 담당했던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인간의 본성이 선(善)하다고 주장한 맹자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과는 달리, 인간은 본디 이기적으로 태어났다고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순자의 주장이 더 일리있게 느껴지는 것도 단지 교과서적인 지식을 주입하지 않는 이 책만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군주제 시대에, 엄격한 신분제의 전통 사회에서 태어난 철학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에 접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 안에서 ‘알맹이’와 ‘껍데기’를 나눌 수만 있다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분명 쓸모있는 철학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된다.
즉 동양철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될 때 현대 사회에 의미있는 철학적 가치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동양철학의 핵심은 도덕적 완성에 있고, 그것의 우월성은 실천 행위에 대한 사후 보장이 없이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오직 인간답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에 있다. 남을 위하고 허위에 대한 비판과 평등 의식의 갈망이 절실하게 드러나는 동양철학의 참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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