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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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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지금 우리 당진은 개발과 발전의 기로에서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착공되고, 전문대 설립이 인가돼 준공을 서두루고 있다. 또한 군민의 우려 속에 한보철강, 환영철강, 동부제강, 연합철강 등 대규모 철강업소와 교로리 화력발전소, 석문국가공단내에 피혁공장들이 줄이어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귀에 못이 박힌 '서해안시대'는 밝은 면뿐만 아니라 어둡고 한편 두려운 모습을 띤 채 우리 당진에 서서히 상륙해 들어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새삼 공해업소가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원론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서해안시대'를 얼마나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가를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다.
 공장이 들어서면 '만사형통'이라고 보는 시각도 문제지만 팔짱을 낀 채 '공장은 절대 안돼'라는 반대의 소리만 높이는 것도 역시 이제 와서 문제의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지금은 지역의 한 시민으로서 닥쳐오는 변화를 준비하고, 그 안에서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여 대처할 능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그것이 주인다운 모습이 아니겠는가.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의 모습은 그리 당당하지가 않다. 정책토론의 장이 되어 농민대표를 선출해야 할 조합장 선거에서는 아직껏 토론보다 술과 돈봉투가 중심이고, 마땅한 주민직업훈련시설 없이 맞는 서해안시대는 우리를 일용직 경비 등 단순 노무직에 머물게 하고 있다. 지역의 문제는 산적해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생각은 있으되 그 능력이 지역에 쓰여지지 않고 있다.
 섣부른 속단이라고 할 지 모르나 이같은 정체현상은 지역을 이끌어가는 인력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몇몇 부분에서 30대의 활동이 빛나고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30대가 지역에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한 채 친목회나 봉사단체에 머무르고 있다.
 지역사회는 지역 어른들의 연륜과 경험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패기와 참신함이 어우러져야 제대로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 그래야 한 발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 여전히 우리 지역에서 기성세대의 두터운 벽과 젊은 사람이 용기있게 설 자리가 없음을 느낀다는 지역 선배들의 말을 새기며, 당진시대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신 박동원(71) 전 기지국민학교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시사하는 바를 곱씹어 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나같은 사람이 자꾸 나서면 지역에서 새로운 것을 수용할 기회가 더욱 더디어집니다."

<당진시대 1994년 3월 7일/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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