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남산공원 개발을 장기적이고 지역특색에 맞는 방향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요논단

 남산공원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비좁은 주차시설이다. 그나마 비좁은 공간에 공원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대형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길을 걷다보면 위험에 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공원로를 출입하는 공원 옆 빌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차와 활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승용차 때문인데 어린 아이들을 마음껏 걷게 할 수 있다는 장소가 그나마도 없는 셈이다.
 몇 개의 놀이기구로 구색을 갖추고 있는 놀이터를 지나 학유정에 올라보면 온통 낙서 투성이다. 그 밑에는 잡다한 쓰레기가 부끄러운 시민의식을 탓하며 어지럽혀져 있다.
 그리고 푸르던 잔디가 다 없어진 게이트볼장을 지나 활터에 다다르면 주민휴식공간인지 특정 경기장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주민 발걸음이 통제된 구역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 서슬이 시퍼렇던 유신시대에 세워진 상록탑에 다다르면 오른쪽에는 일제시대에 민족정신을 일깨운 심훈선생의 시 「그 날이 오면」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눈을 돌려 바로 왼쪽을 보면 잠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대표적인 친일작가 중의 한사람으로 알려진 월탄 박종화가 쓴 심훈선생의 시비문이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이 상황이 오늘 남산공원의 현주소이다.
 최근 남산종합개발과 관련해 관계기관에서는 조림과 놀이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본격 조성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에 용역비 3천만원을 요구해 놓고 있다고 한다. 나무를 몇 그루 심고 미끄럼틀, 벤치 몇 개 더 놓는 기계적인 개발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왜냐햐면 용역을 맡기기 전에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산공원이 주민 휴식공간이자 주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2∼3만 읍민을 대상으로 한 개발이 아닌 10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지역 특색에 맞는 개발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당진시대 1994년 10월 31일/47호>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