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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문화에 인색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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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7월 20일부터 관내 각급 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방학에 들어갔다. 방학이라고 해봐야 보충수업에 과외수업에, 어린애들까지 각종 학원교습에 시달리긴 평상시와 크게 다름이 없지만 예나 지금이나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고, 적어도도 그럴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데에 방학의 묘미가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런 면에서 요즘의 아이들은 불행해 보인다. 상투적인 얘기로, 예전같으면 잠자리, 매미를 잡으며 냇가에서 목욕도 하고 맘껏 뛰어 놀 수 있었을 테지만 요즘 아이들의 주변환경은 그렇게 풍요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위험천만하기까지 하다.
 때문에 그 동안 빠듯한 교과과정에서 배우지 못했던 자연을 접할 기회도 갖지 못하고 더군다나 우리 지역은 일부 종교단체 행사를 제외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의 부재로 방학을 방학답게 보낼 수도 없다.
 인근 지역 홍성만 보더라도 체육교과연구모임 주관으로 열린 국민학생 수영교실이 어린이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YMCA에서는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여름가족캠프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홍성군의 지원 아래 평일 오후와 휴일에는 청소년 그룹사운드 연주강습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달 24일 열린 청소년 싸이코드라마 공연을 시작으로 매달 한찰PTlr 청소년 문학행사와 영화감상, 여늑제 등을 기획하고 있다. 홍성문화원에서도 지난 8일부터 청소년을 위한 전통놀이 문화강좌를 열고 풍물강습을 시작했다.
 다시 우리 지역으로 말머리를 돌려보자. 발돋움하는 도시들 중 우리 지역만큼 어린이와 청소년 문화에 인색한 곳이 또 있을까. 문화원에서도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지 못했고 각종 사회단체들도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해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옛말에 시집살이 겪은 며느리가 시집살이 시킨다고 했다. 개발과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 자연의 순리와 문화적인 여유를 터득하지 못한 어린이·청소년들이 이 지역사회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 지 절반은 짐작이 간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아주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아직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고, 또한 그래서는 정말 안되기 때문이다. 문화적으로 척박한 것은 곧 비인간적인 것과 통하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들은 장차 우리 지역,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어린이·청소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당진시대 1995년 7월 31일/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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