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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의용소방대 유 석 원 대장-소방대원에서 대장이 되기까지 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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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으니 봉사는 몸 하나로

 산악인들에게 “왜 위험을 무릅쓰고 산에 오르느냐?”고 물으면 대개는 “그냥 산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합덕읍 의용소방대장 유석원(52세)씨는 자신이 아무런 댓가도 없는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는 이유를 그에 빗대어 말한다.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남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일이 얼마나 큰 보람을 주는지. 화재를 진압하고 돌아올때의 그 뿌듯함이란 산악인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정상에 올랐을 때의 느낌과 같은 거죠”
 순성이 고향인 유석원씨는 26년전 합덕으로 나오면서부터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했다. ‘가진것 없으니 몸으로라도 봉사해야겠다’는 것이 당시 그가 의용소방대를 들어간 이유였다.
 대장직을 맡은 지는 올해로 3년째이다. 대원으로 시작해 대장이 된 경우는 유석원씨가 처음이다. 이전엔 외부인사가 대장직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대원수는 52명이고 매월 4일에는 정기훈련을 실시한다.
 “보일러가 보급되기 전에는 주로 불을 많이 때는 부잣집에서 불이 났었어요. 그런데 요즈음엔 보일러를 설치하지 못한 가난한 시골 농가에서 불이 납니다. 노인들만 계시다 보니 불때다 만것을 잊어버리는 거예요. 그럴 경우 참 안타깝습니다”
 서운하고 속상할 때도 많았다. 화재신고가 정확하지 않을 때는 부득이하게 출동이 늦어진다. 당연히 피해가 커지게 되고, 모든 책임이 늑장 출동한 소방대에 있다고 알려지는 것이다.
 “신고자는 침착하게 화재가 난 장소를 정확히 알리고 길가에 나와 소방차를 안내해 주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유석원씨는 말한다. 한편 신속하게 출동했어도 “이제 왔느냐”며 호통을 치는 사람들도 있다. 불길은 빠르게 번지는 것이고 다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5분이 50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종종 이런 일 때문에 말다툼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러려니’하고 불끄는 일에만 열중한다고 한다.
 “댓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사명감이 없으면 힘들죠. 의용소방대 활동에 열성적인 대원들은 대부분 학력이 낮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고생을 해 본 사람이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잘 알고 사명감도 투철하죠”
 요즘엔 예전처럼 의용소방대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기주의와 보신주의가 확산되는 각박한 현실이 유석원씨는 안타까울 뿐이다.
 “지원자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 더 급한 것은 소방장비입니다. 당진지역에 고층 아파트는 계속 생겨나는데 고층건물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고가 사다리차가 없어요. 당진에 한개만 있어도 될텐데. 대형사고가 터질때마다 말만 무성하게 할게 아니라 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아야죠”
 의용소방대원으로 시작해 대장이 되기까지 26년. 유석원씨는 이제 후배들을 위해 대장직을 내놓을 생각이다. 그 대신 아직도 싸이렌 소리가 울리면 뛰어나간다는 전직 대원들과 함께 의용소방대를 굳건히 뒷받침해주는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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