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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의 긴 침묵, 이제서야 음악으로 발설” 2집 곧 출반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젊은 남자」가 개봉을 앞두고 젊은 영화팬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바로 이 영화의 주제음악 「젊은 남자」를 작곡한 박석규(30세)씨는 요즘 녹음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가수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는 탈렌트 이정재를 가수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정작은 박석규씨. 그는 이미 유명했던 영화 「백한번째 프로포즈」에서 신예를 발굴해 가수로 다듬어낸 바 있는 경험가.
 가수로, 작곡가로, 앨범 디렉터로 바쁘기 짝이 없는 그의 생활은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든 나이로는 어딘지 버거운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생활을 재미있어 한다.
 자신이 노래하는 것 못지않게 남을 노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좋은 노래를 만들어 노래에 걸맞는 분위기를 가진 가수에게 주는 것도 보람있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1집 앨범 「처음 느낀 사랑이야」의 출반과 함께 작곡쪾편곡에 주로 전념해왔다.
 가수 송은정의 앨범도 제작해 주고, KBS 라디오 프로 「정애리의 음악앨범」의 로고음악을 작곡했으며, 「KBS 가요산책」의 로고음악, 「BBS 백팔가요」 로고음악 등을 작곡했다.
 사실 그는 1집 출간에서 쓴잔을 마시고 더러 방황한 적도 있었다. 한국 제1의 가수 조용필의 「필기획」에 의해 선택받았던 신예 가수 박석규는 그 화려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괴로워해야 했다.
 “조용필씨는 조용필씨고 나는 나예요 1집에서는 사실 제 색깔을 내지 못했죠. 제 음악을 실현하지 못했던 겁니다”
 어쩌면 자신의 내면과 상관없이 인기의 무엇인가와 영합해 시작했다는 게 옳지 못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내리는 자기진단이다. 그래서 크게 괴롭지는 않다. 오히려 그는 새로 출발점에 서는 기분으로 2집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박석규의 1집 앨범에 실린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과장을 전혀 섞지 않고 평가해도 그는 확실히 탁월한 가창력과 음악성을 지닌 가수다. 그것은 그가 가수가 되기 전에 아무런 격식없이 아무데서나 불렀던 노래에서도 종종 확인되곤 했다.
 당진에도 그의 노래에 얽힌 추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65년 당진에서 태어나 호서고를 졸업하고, 청주대를 졸업하기까지 그는 대학시절에도 스스로 작곡한 노래와 편곡한 노래를 자신이 직접 불러 테잎을 제작한 적도 있었다. 특유의 고음과 깊은 울림이 좌중을 압도하곤 했다.
 어쨌든 고배를 마신 뒤 박석규는 다시 뛰고있다. 93년 쇄소속의 「모노」 1집 앨범과 대우음반소속의 「장정」 1집 앨범제작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고, 이제 더욱 성숙한 음악적 기량이 엿보이는 2집 앨범출반을 코앞에 두고 있다.
 “2집 앨범은 바로 저 자신의 얘기입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자랐던 유년기의 느낌과 경험, 대부분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시절의 긴 침묵을 이제서야 음악으로 발설해 보려고 합니다.... 흥행요? 흥행에는 성공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유년기의 동화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벽에 부딪쳤던 괴리감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공감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12월 1일부터 녹음에 들어가 내년 1월에 세상에 내놓게 될 2집 앨범의 출반을 앞두고 그가 간단히 소개하는 말이다.

 2집 앨범에 박석규는 그의 인생을 담았다. A면에는 리듬과 부르스를 넣은 테크노 사운드(기교음)로, B면에는 자연음에 가까운 거친 어쿠스틱 사운드로 처리해 대조를 시키고 A면과 B면 양쪽 모두 끝부분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주제를 표현했다.
 「검은 새」에는 지금은 날 수 없는 어른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또한 자신이 사랑했던 것으로 여겼던 어린시절의 새가, 그 새를 묶었던 끈이 사랑이 아니라 구속이었음을 깨닫는 장면이 소리를 타고 연출된다.
 「섬」에는 하찮은 동물조차 가지고 있는 회귀본능이 그려져있다. 어딘지 확답을 내릴 순 없지만 돌아가고 싶은 곳, 꼭 돌아가야할 곳이 있는데 그곳이 어린시절의 순수라고 말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음악속의 박석규가 아닌 인간 박석규는 머지않아 고향 당진에 내려와 내년에 교직에서 퇴직하게 되는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겠다고 한다. 소재건 주제건 무한한 근원은 고향에 있다고 말하는 가수 박석규.
 그의 2집 앨범에 기대를 걸며 언젠가 고향에 터를 잡게될 그날을 기다려 본다.        
 <김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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