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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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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경노당과 봉사단체 꼬박 찾아다녀

 

양지다방 주인 배인숙(38세)씨는 지난 22일 장애인협회에서 주관한 ꡐ한국장애인 복지회관건립 기금마련위한 일일찻집ꡑ에 장소를 무료로 제공해 훈훈한 화제가 되었던 사람이다.

ꡒ사실 내놓고 얘기하기가 부끄러워요. 선뜻 장소를 내주겠다고 말하지 못했거든요ꡓ

물론 장애인협회에서 장소를 무료로 달라거나 임대료를 싸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배인숙씨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장사를 시작한  이래 한번도 가게문을 닫은 적이 없을 정도로 장사엔 철저했었다. 서비스업이라는 게 꾸준히 영업을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경로당이나 봉사단체에 꼬박꼬박 찾아갈 정도로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가져왔던 그에게는 이미 결론이 나있는 고민거리였다.

ꡒ결정을 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했어요. 행사 당일날 모두들 한잔이라도 더 팔려고 잠시도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분주하게 돌아다니시는 것을 보면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당장 자기에게 이익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성실한 자세라면 어떠한 역경도 이겨 나가겠구나 생각했죠. 그럴수록 망설였던 제 자신이 더욱 부끄러웠어요ꡓ

배인숙씨의 고향은 서울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찍부터 객지생활을 했고 13년전 당진으로 왔다. 처음엔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7년전부터 직접 장사를 시작했다. 적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빚을 내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배인숙씨는 개업 첫날부터 적금을 부어 나갔다. 매사에 철저하고 사치를 모르는 검소한 생활방식 때문인지 그럭저럭 자신에게 했던 다짐을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1년전에 목이 좋은 터미널 근처 양지다방으로 옮겨올 수 있었다.

ꡒ당진 사람들이 인정이 많아요. 텃세를 부리지도 않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타지인들을 많이 도와주죠ꡓ

그래서 배인숙씨는 조금이나마 당진 사람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곳저곳 찾아 다녔다. 경조사가 있는 집이나, 기관이나 단체에 행사가 있을 때, 그리고 차 재료를 들고 경로당에도 찾아가곤 했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쌀이나 마늘을 갖다주시는 할머니들도 있고 각종행사의 초청장이 날라오기도 한단다.

ꡒ그럴 때가 가장 기뻐요. ꡐ나도 당진사람이구나ꡑ하는 생각이 드니까요ꡓ

가식이 없는 솔직한 성격탓인지 그는 많은 손님들에게 편안한 얘기친구가 돼주기도 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을 대하면서 그가 느낀 것은 비록 남들이 건달이나 불량배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알고보면 모두 선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배인숙씨는 앞으로 작은 아파트를 마련해 힘든 객지생활속에서 늘 그리워만 했었던 부모님과 함께 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도 아직 미혼이지만 두 남동생을 먼저 장가 보내주고 싶다는 아량(?)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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