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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감정평가사 자격시험 합격한 이재형군의 아버지-정미면 봉생리 이만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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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교다리 옆에는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프랭카드 한장이 나붙었었다. ꡒ축 봉생리 이재형 종합감정평가사 자격시험 합격ꡓ 이 프랭카드를 보고 ꡐ얼마나 대단한 것이길래ꡑ하면서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조상대대로 물려온 땅을 팔고 허리띠 졸라매며 자식을 가르쳤던 그의 부친 이만용(56세)씨에겐 말이다. 그리고 종합감정평가사 자격시험은 해마다 수천대 일이라는 경쟁률을 자랑하는 고시중의 하나였고 이번 최종합격자는 전국에서 19명 뿐이었다.

ꡒ말할 수 없이 기쁘죠. 이번이 세번째 시험을 본거였어요. 마지막이라고 약속하고 뒷바라질 해줬는데 마침 합격이 됐으니 이제야 한시름 놓게 됐어요ꡓ

합격증서와 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한 일간지를 내보이며 이만용씨는 활짝 웃는다. 대다수의 가난한 부모님들이 그러하듯 이씨도 ꡐ자식들 만큼은 고생시키지 않겠다ꡑ는 신념 하나로 살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오로지 교육을 시키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자식들의 성적표는 물론 출석부까지 일일이 점검하는 ꡐ깐깐한 아버지ꡑ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험에 합격한 아들은 3남매 중 둘째이다. 당진중학교를 다닐 때 3년내내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영특했다던 그는 건국대 부동산학과에 재학중이던 92년부터 이 시험을 치러왔었다. 시험을 보고 발표일까지의 공백기간에는 꼬박꼬박 아르바이트를 해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성실하고 착한 아들이기도 했다.

ꡒ우리집은 아직도 불 때고 살아요. 워낙 집이 오래돼 보일러를 설치할 수도 없고, 부엌개량하라고 융자해준다고는 했는데 별관심이 없고 그저 애들 가르치느라 바빴죠ꡓ

이씨는 둘째 아들과 막내딸이 같이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 부득이하게 논 900평을 팔아야 했다. 여기저기서 빚을 내고 융자를 받았지만 1년에 천만원도 넘게 들어가는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ꡒ농사꾼이 농토를 처분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맘이 상하는 일이죠. 하지만 애들 위해서 쓰는 것이니 재산을 불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았지요ꡓ

그는 자식들에게 어떤 댓가를 바라고 그토록 어렵게 가르쳤던 건 아니라고 한다.

ꡒ남들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지 가정만 잘 꾸리면 된다ꡓ는 것이 그의 소박한 바램이었다.

ꡐ고생 고생해 뒷바라질 했어도 늘 부족하고 아쉬웠었다ꡑ는 이만용씨. 앞으로 그에게 또 하나의 바램이 있다면 ꡐ시집 잘 못와 고생한ꡑ 집사람을 위해 편하고 깔끔하게 집을 짓는 것이라고 한다.

/이명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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