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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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ꡒ울타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개척하라ꡓ

 

기획사를 하고 있는 김윤각(33세)씨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무척 바쁘다. 각종 기념품을 주문해오는 사람들도 많고 개업을 하는 업소들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평 남짓한 그의 가게는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더구나 가게가 시장오거리에 위치해 있어 지나가던 친구들도 꼭 한번씩 들르곤 한다.

김씨는 ꡐ욕 잘하는 사람ꡑ으로 불리기도 한다. 친구 결혼식장에서 사회를 보던 ꡐ놈ꡑ이 엉뚱하게 ꡒ김윤각씨는 욕 좀 그만해라ꡓ고 말했을 정도란다. 하지만 악의를 품고 욕을 하는 적은 없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욕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기분좋게 얘기를 하다가도 심심찮게 욕을 한다. 비록 욕설이 ꡐ쌓인게 많은 사람들ꡑ의 언어라고는 하지만 그만큼 그의 주위엔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ꡒ기삿거리가 별로 없을 텐데요. 보시다시피 잘난 것도 없고, 잘한 일도 없어요. 남보다 잘 살진 못해도 뒤떨어져 살고 싶진 않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 뿐이죠ꡓ

김씨는 당진에서 출생했다. 당진상고를 졸업한 후 한때 유흥업소에서 주방장을 했었고 인천으로 가 구두대리점을 하기도 했다. 그가 당진으로 온 건 3년전이었다. 혼자 계신 아버님을 모셔야 했고 친구들 있는 당진에서 자리를 잡고 싶어서였다. 처음엔 과일장사를 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과일을 대주는 업소도 꽤 있었지만 상해서 버리는 과일이 많다보니 앞에선 남고 뒤에선 밑지는 장사였다. 그래서 과일장살 그만두고 그 자리에다 지금의 기획사를 차렸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접하는 활동적인 이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겨울 군청과 모교인 당진상고에 작은 선물을 했다. 바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서류봉투와 메모용지였다.

ꡒ고마움을 표하고 싶었을 뿐이예요. 이 가게가 사실 불법건물이에요. 마침 건물주가 갱생보호위원이라 하고 군청에서 도와줬기 때문에 차릴 수 있었던 거죠ꡓ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 장애인이 된 김씨는 시장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앵버리들을 볼때마다 씁쓸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ꡒ나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을 보면 늘 그래요. 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는데 당장 내 앞가림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재활기관을 꼭 만들거예요. 지체장애인들도 떳떳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말이죠. 제가 못하면 제 자식에게라도 하게 할 생각이에요ꡓ

한때 김씨는 장애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자기 자신을 드러 내놓길 꺼려 했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아직도 자신을 만나면 ꡐ병신ꡑ이란 말을 서슴없이 하는 짖궂지만 고마운 한 선배를 만나면서 대담해지기 시작했다고. 그는 예전의 그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이말 한마디를 전한다. ꡒ자기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떳떳하게 주어진 삶을 개척해 나가라ꡓ고

/이명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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