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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상처 서로 보듬고 살아온 10년-가든식당 한동수,정동순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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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정동순씨 부부는 올해 마흔여덟으로 동갑내기 부부다. 웬만하면 집 한칸 장만하고 주인행세도 할 나이이지만 비빌 언덕 하나없이 시작해 이들에겐 아직도 방 하나 딸린 18평짜리 사글세 식당이 전부다. 그래도 내세울 게 있다면 비록 굴곡많은 인생이었지만 남한테 해로운 일 안하고 열심히 일해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질퍽했던 과거를 말하는 것도 별로 거리끼지 않는다.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 고아아닌 고아로 자랐던 남편 한씨. 외도와 폭력을 일삼던 첫남편과 이혼하고 두아들 데리고 온갖 고생 다하면서 살던 부인 정씨. 이들은 서른일곱에 중매로 만나 살림을 시작했다. 서로가 이런저런 조건을 따질 처지도 아니었다. 야식집을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었다.

24시간 한시도 맘 놓고 눈 붙이지 못하고 주문이 들어 오면 부인은 음식을 만들고 남편은 배달을 나갔다. 종업원 두고 일할 형편이 못되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았다. 남편이 배달 나간 사이 도둑 맞을 뻔한 적도 많았고 밤 늦게 술먹고 들어와 행패 부리는 건달들, 웬만큼 살만해지자 봉투 안 준다고 괜한 트집 잡아 괴롭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주위사람들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인정해 주었고, 덕분에 어려움도 잘 극복해 나갔다.

세파에 시달릴대로 시달려 왔지만 이들 부부는 서로에게 극진했다. 남편은 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두아들을 잘 키워주었고 부인은 그런 남편을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해주었다. 집 나갔던 어머니를 몇달간 수소문한 끝에 찾아 주었고, 돌 볼 사람없어 방치돼 있던 시아버지의 산소를 찾아내 깔끔하게 단장을 해 놓았고, 족보도 만들어 주었다.

서로의 아픈 상처를 보듬고 살아온 10년. 이들 부부의 바램이라면 두아들 장가 들여 귀여운 손주 안아 보는 것이고, 작은 집 한채 장만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인은 늘 자식들에게 이 부탁을 해왔다고 한다. 죽더라도 박서방네로 데려가지 말고 지금 남편과 꼭 합장시켜야 한다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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